매일신문

[민간 수목원의 숨은 멋] 세아조각수목원

어린이'청소년 꿈 키워주려 조각상 세심한 배려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 반계리에 조성된 '세아조각수목원'. 다른 수목원과는 분위기가 다른 풍광이다. 일반 수목원은 대부분 숲과 나무 위주이지만, 세아조각수목원은 숲과 나무는 물론 다양한 조각상이 수목원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누구나 편히 오게 무료'담장 없어

'세아조각수목원'은 세아아스콘 대표 이만갑(83)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원이다. 이 회장은 "다음 세대를 이어 갈 어린이의 꿈과 희망, 청소년의 기상이 느껴지는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세아조각수목원'은 석적읍 반계리 37번지 일대에 조성돼 있다.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왜관 방향으로 산길을 넘어가다 보면 우측에 있다. 3.7㏊ 규모에 50여 점의 조각이 있다. 평소 나무와 돌 등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이 회장이 2004년부터 수목원 조성에 나서 2011년 2월 개장했다. 누구나 와서 부담 없이 즐기도록 담장도 없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오전에 대구에서 칠곡군 북삼읍에 있는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수목원으로 간다. 이곳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단골손님은 유치원생들이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아이들은 넓은 잔디밭에 뒹굴며 하늘도 보고, 땅에서 마음껏 뛰어다닌다. 동물 조각에 올라타기도 하는 등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로 변한다. 엄마 사슴, 아기 사슴 등 사슴 가족이 유유자적하게 누워있는 모습, 축구하는 곰돌이의 모습도 앙증맞다. 이 회장은 관리사에서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이 취미다. 모든 조각상은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곳곳에 이야기가 숨어 있는 듯하다.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다오"

이 회장은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고 이제 인생을 정리할 시기에 버려져 있던 산자락을 잘 다듬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들었다. 그는 영리목적이 아닌 자라나는 후세들을 위한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이곳을 조성했다. 조각상들은 20여 년 전부터 전국을 여행하며 봐 둔 작품들을 하나 둘씩 구매한 것이다. 다양한 조각상들을 살펴보면 이 회장이 얼마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사랑하는지 속 깊은 정을 알 수 있다.

세아조각공원 중앙에 기념석을 세워 '호국정신이 서려 있는 이곳에서 신체를 단련하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덕성을 함양하여 자연을 노래하며 심신의 평안을 누려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다른 기념석에는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다오'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 회장과 함께 수목원을 둘러보았다.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수목원 안내를 한다. 관리실에서 출발해 개울가 옆길을 통해 산길을 오른다. 수목원은 눈에 보이는 곳뿐이 아니었다. 임도처럼 넓게 닦은 산길은 이 회장이 20여 년 전부터 조성해 둔 길이다. 이곳은 지역주민의 사랑도 흠뻑 받고 있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해 연중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목원 주변의 둘레길은 천천히 걸으면 딱 1시간 코스다. 아름다운 정원과 울퉁불퉁하게 노출된 바위와 어우러진 조각 작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정성이 가득한 동산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고, 계곡이 바라보이는 뛰어난 전망이 아름답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이라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용문의: 054)97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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