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년 전 정조 임금의 특명으로 치러졌던 '도산별과'(陶山別科)가 4일 오전 9시 30분 안동 도산서원 앞마당에서 재현된다.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재현행사는 시험이 처음 치러진 1792년 음력 3월 25일에 맞춰 열린다. 당시 정조는 규장각 관원이던 각신 이만수(李晩秀)를 도산서원에 파견해 유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과거시험인 '도산별시'를 치르도록 했다. 원래 서원 강당인 전교당 앞뜰에서 시험을 치르려 했지만, 응시 인파가 몰리면서 시험장소를 서원 앞 소나무 숲으로 옮겼다. 이날 시험에 응시한 유생은 7천228명, 제출된 답안지만 3천632장이었으며 도산서원에 모인 사람은 1만 명이 넘었다고 전한다. 이만수는 시험이 끝난 후 제출된 답안지를 밀봉해 규장각으로 보냈고 정조는 답안지를 직접 채점해 1등과 2등에게 초시와 회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시(殿試)에 응시할 수 있는 특별자격을 부여했다.
당시 1만여 유생들이 모였던 소나무 숲은 현재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다. 하지만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시사단(試士壇)을 배경으로 행사가 재현된다.
이번 재현행사에는 전국 한시인 2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도포와 유건 차림으로 도산서원 앞마당에 펼쳐진 돗자리에 줄지어 앉아 3시간 동안 시험을 치른다. 제출된 답안지는 전교당에 전달돼 시관들이 채점을 하고, 성적이 적힌 과방을 붙인 후 시상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도산별과와 관련된 자료가 전시되고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도산별시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라는 주제 강연도 있을 예정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조선을 통틀어 유일하게 지방에서 본 대과시험인 도산별과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나아가 한시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도산별시를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