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초등학교 이전 및 우현초등학교 신설 계획이 사업 인가 후 2년여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감사원이 2년 전 교육청의 학교부지 매입 가격 책정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아 사업 추진이 중단된 이후 가격 재조정에 대한 재심의를 계속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교육지원청은 지난 2011년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든 기존 중앙초등학교(포항시 북구 동빈동)를 이전하면서 최근 주민 수가 급증하고 있는 북구 우현동의 교육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우현초등학교'(가칭)를 신설해 중앙초교와의 통폐합을 추진했다. 당시 포항교육지원청은 교과부에 우현초 부지 매입 및 건축비 예산 심의를 상정하면서 학교 부지 1만6천463㎡를 매입하기 위해 감정평가에 따라 97억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2011년 6월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교육용지를 조성원가가 아닌 감정평가대로 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고, 그해 9월 교과부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사업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부지는 지난 1997년 토지구획정리사업 중 학교용지로 지정된 곳으로 규정상 감정평가가 아닌 조성원가를 적용해야 하는 곳이다. '토지구획정리사업에 관한 사무처리 규정'에는 대규모 주거지역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부터 교육용지를 따로 분류해야 하며 이를 조성원가(최초 토지매입가+토목 비용)로 교육 당국에 매각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는 규정상 당초 감정평가 금액인 97억원이 아니라 조성원가인 48억원에서 50억원 정도가 적정 매입가인 셈이다.
토지 소유주인 선원건설 측은 "최초 토지구획시기에서 시일이 많이 지났고 부동산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지금 조성원가로 매각하는 것은 손실이 너무 크다"며 매각을 거부해왔다.
교과부가 교육용지에 대해 부동산 시세 변화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정을 수정하면서 포항교육지원청은 지난해 3월 감사원에 가격 재조정에 감정평가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재심의는 1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포항교육지원청의 수차례 독촉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기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되면서 초등학교 설립을 요청하는 우현지구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토지 소유주가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다. 과연 어느 정도까지 수용해야 할지 감사원 재심의를 받아야 결정할 수 있는데 차일피일 미뤄지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우현초교 건과 비슷한 사례가 전국에 수십 건이 있다. 이들을 일일이 심의하려다 보니 시일이 늦어지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재심의를 하거나 늦어도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