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자의 상담뜨락에는 전과는 다르게 아버지가 상담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데 흥미 있는 현상 중 하나는 아내가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부갈등이나 고부갈등이 중심이라면 남편의 경우는 아버지와 자녀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아버지는 젊은 시절 가정보다는 바깥에서 일 중심으로 살다가 어느 날 세상의 화려했던 각광이 마감될 무렵, 위기를 느끼고 가정이라는 '베이스 캠프'로 귀환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때야 당황하여 '소속의 불안'을 해결하고자 필자를 찾는 경우였다고 말하는 게 옳겠다.
상담을 통해 들여다보면 요즘 아버지들의 꿈은 '존경 받는 가장, 성공하는 사회인'이란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이 일을 능히 해내려면 '가정의 안과 밖'의 경계선이 엄연히 다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에 맞게 다루는 달관된 인간관계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결국 바깥 일을 성공적으로 잘하는 가장이 집안 가장역할도 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대인관계'나 가정에서 필요한 '부모-자녀관계'와 '부부관계'에는 모두 거기에 걸맞은 '관계의 기술'이 따르며 이들은 그 '관계의 기술'이 이미 탁월하기 때문이다.
자녀와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아버지에게 필요한 핵심을 말하자면, 아버지 자신이 생각했을 때 자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주기보다는 오직 자녀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공급해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왜냐하면 '부모가 준 사랑의 평가'는 주는 쪽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쪽에서 결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대적으로 볼 때 아버지상은 '1960년대는 위엄 있는 아버지'였고, '1970년대는 돈 잘 버는 아버지'였다. 그러나 2000년대는 'friend'와 'daddy'를 합성한 의미인 '부친력 (父親力'자녀교육과 양육에 헌신적인 아버지) 아버지 세대'란 것을 기억하고 자녀를 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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