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복싱 이 주먹으로 살려볼게요"…대구아마추어복싱연맹 하재호 회장

대구아마추어복싱연맹 하재호 회장은 대구 복싱이 중흥기를 맞도록 복싱인들의 사기진작에 힘쓰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두성기자
대구아마추어복싱연맹 하재호 회장은 대구 복싱이 중흥기를 맞도록 복싱인들의 사기진작에 힘쓰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두성기자

"대구 복싱이 중흥기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3월부터 대구아마추어복싱연맹을 이끄는 하재호(50'월드케미칼'세화화섬 대표) 회장은 9일 "지도자들의 사기를 북돋아 대구 복싱이 전국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때 복싱이 전 국민의 인기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 국민의 관심에서 한참이나 비켜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어린 시절 김기수, 유재두 등 파이터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TV 속에서 복싱이 사라지고 저도 그 후로는 복싱을 볼 기회를 잃게 됐지요. 그럼에도 수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이 묵묵히 한국 복싱의 명맥을 이어왔고, 대구도 이젠 침체기에서 벗어나 중흥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합니다."

복싱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하 회장은 어느 날 복싱회장 제안을 받고는 손사래를 쳤다. 복싱에 대해 아는 게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폼이나 잡자고 덥석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복싱계의 계속된 구애를 외면할 수 없어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정을 내렸다.

등 떠밀려 맡게 된 회장직이지만, 발을 디딘 이상 이름뿐인 회장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현장부터 찾았다. 복싱 지도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고, 이달 25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 준비에 한창인 선수들을 여러 차례 격려 방문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모두가 씩씩하더라고요. 샌드백을 치는 선수들의 눈빛과 더 강한 펀치를 주문하는 감독'코치 등 지도자들의 열성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죠. 그런데 지도자들의 말이 선수를 구하는 게 많이 힘들다더군요. 매력이 없어서 그런가 싶어 복싱에 매력을 불어 넣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하 회장은 선수들을 이끌고 대구를 빛내려 집을 떠나 있는 지도자들이 허름한 여관에서 잠을 자고, 식당 밥이나 라면을 끓여 먹으며 끼니를 때우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태국이나 필리핀 등과 자매결연을 하여 서로 왕래하는 기회를 갖게 해 복싱 기술을 넓히는 일에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장은 코앞에 닥친 전국소년체전서 대구가 최고의 성적을 거둬 '복싱 대구'를 드높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하 회장은 "복싱이 다시 국민 곁에 다가서려면 한순간의 노력으론 되지 않는다. 복싱계 안팎에서 꾸준한 관심과 지원, 노력이 뒤따라야 복싱이 살고, 모두가 신바람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복싱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 3개, 은 6개, 동메달 4개를 따내 종목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체전에서도 종목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중리중은 지난달 열린 제24회 대한연맹회장배전국복싱대회서 금 4개, 은 1개, 동 1개를 획득하며 종합우승, 이번 소년체전에서의 선전을 기대케 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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