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인 예방접종<상>

"어른이라고 안심 못해" 만성질환자는 꼭 받아야

일반인뿐 아니라 고령자, 당뇨, 심장질환, 신질환 등 만성 질환자, 면역억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감염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은 각별히 성인 예방접종에 신경써야 한다.
일반인뿐 아니라 고령자, 당뇨, 심장질환, 신질환 등 만성 질환자, 면역억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감염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은 각별히 성인 예방접종에 신경써야 한다.

우리나라 질병 사망 통계를 살펴보면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당뇨,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 만성 폐질환 등의 만성 질환이 중요한 사망원인이다. 그러나 만성질환 환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폐렴과 같은 감염 질환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방접종은 이런 감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성인들도 예방접종이 필요

흔히 예방접종이라면 소아나 어린이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들의 심각한 감염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여러 백신들이 개발돼 있다. 아울러 최근 들어 여러 이유로 성인 예방접종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먼저 수명이 늘면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도 증가해 감염에 취약한 인구가 과거보다 늘어났다. 아울러 의료 기술 발달로 장기 이식환자, 암환자, 자가면역질환자 등 면역억제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런 환자들의 생존기간도 비약적으로 증가됐다. 이들에게는 감염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질병 자체를 치료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해외여행이 활발해진 것도 성인 예방접종이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에 없는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게다가 자연면역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우리나라에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1960년대 이전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어릴 때 많은 감염 질환을 앓았다. 이후 성인이 된 사람들은 자연면역을 갖게 돼 감염 질환에 덜 걸린다. 하지만 예방접종이 도입되면서 전염될 수 있는 감염 환자와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었고, 결국 어른이 돼서 오히려 취약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소아 예방접종이 활발해지면서 자연면역이나 예방접종으로 생긴 인위적인 면역을 갖고 있는 성인이 소아 환자와 접촉하게 될 확률이 줄어들었다. 면역을 갖고 있는 성인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만나면 면역 기억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런 효과가 줄어들면서 대상포진 같은 질환은 최근 들어 성인에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폐렴 사슬알균=수막염(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막에 생긴 염증), 패혈증(미생물에 감염돼 온몸에 염증반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23가 다당류 백신'이 65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권장된다. 최근 소아에서 폐렴 예방에 우수한 효과를 보인 '13가 단백결합 백신'이 50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허가됐다. 23가 다당류 백신은 65세 이전에 접종받았다면 5년 이후에 추가로 한 차례 더 접종받도록 하며, 13가 단백결합 백신은 50세 이상에서 한 차례만 접종한다.

▷대상포진=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 성인에게 주로 발병한다. 50세 이상이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고, 60세 이상이면 더욱 권장된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백신이므로 면역이 억제된 환자나 임신부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

▷인플루엔자=흔히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성인에게 가장 잘 이뤄지는 예방접종이다. 예방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변화하기 때문에 매년 접종을 받아야 한다.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입원 및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으므로 폐렴 사슬알균 백신과 동시에 접종받아도 좋다.

▷파상풍=파상풍은 상처 부위에 들어와 번식한 파상풍균이 신경독소를 만들어내 근육 마비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감염 빈도는 낮지만 치료가 어렵고 매우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전에 예방접종을 받았다면 10년마다 한 번씩 추가 접종하면 된다. 이전 접종이 없었다면 기초 3회 접종 후 10년마다 한 번씩 추가 접종한다. 상처가 생겨서 응급실 등에서 접종받을 때, 이전 예방접종이 없었다면 면역 글로불린과 백신을 같이 접종하면 좋다. 응급실 등에서 면역 글로불린만 접종받았다면, 3주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에만 예방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이후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감염내과 권기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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