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이국희)이 제30회 정기공연으로 17, 1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러시아 문호 안톤 체홉의 '벚나무 동산'을 무대에 올린다. '벚나무 동산'은 안톤 체홉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대구에서는 아직 정식무대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작품이다.
대구시립극단은 과감하게 '벚나무 동산'을 선택해, 지역 관객들과의 첫 만남을 주선한다. 총 4막으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작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막과 막 사이의 암전 대신 시간이 흐르고 장소가 바뀌는 모습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는 특이한 대목도 눈에 띈다.
'벚나무 동산'은 1861년 러시아에서 농노제가 폐지되고 귀족사회의 몰락과 신흥 상인의 부상으로 인해 과도기를 겪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런 혼란한 시기에 있을 법한 다양한 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투영시킨다. 벚나무 동산의 몰락한 여지주 '라네프스까야'는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모습과 과거의 허영을 보여준다. 농노의 아들에서 신흥 재벌로 부상한 '로빠힌'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벚나무 동산'은 누군가에겐 과거의 추억이고, 누군가에겐 현실의 가치인 것처럼 이 극 또한 누군가에겐 비극이고, 누군가에겐 희극인 셈이다. 하지만 비극이든 희극이든 '이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안톤 체홉의 이 희극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코미디로 예술성이 짙은 웃음을 선사한다. 동시에 '우리의 인생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대구시립극단은 연출가에게도 연기자에게도 다소 까다롭게 여겨지는 이 작품을 선택해, 시립극단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시립극단 단원만으로 모든 캐스팅이 완성됐다.
이국희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배우들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고난도의 연기력이 필요하다"며 "몇 달간의 작품 분석과 연습으로 이뤄낸 만큼, 관객들은 시립극단의 좀 더 발전된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053)606-6323, 6344. 1588-7890(티켓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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