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알 수 없고, 또 성립연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장자 이후 도가 계열의 사람이 열자를 빌려 가탁했다고 하는 설이 있다. 또 어떤 설에 의하면 이 책은 위서(僞書), 즉 가짜책이라 보기도 하고, 한나라 초기에서 남북조시대 동진 사이에 성립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장자'라는 책에 이름이 자주 나타나서 전국시대 은사(隱士)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의 사상은 도가 뿐만 아니라 제가의 설을 종합하고 있다.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 내용에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기우(杞憂, 괜한 걱정), 우공이산(愚公移山, 우공이 산을 옮긴다) 등 익히 알려진 우화가 많다.
모택동이 '우공이산'을 주제로 논문을 썼을 정도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인생에 대한 시각은 '장자'의 '외편', '잡편'의 연장선에서 더 발전시켜 독특한 면을 개척하고 있다.
사상사에서 장자 다음에 도가 계통의 사상으로 간주하여 서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독특한 면 때문이다.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말해 '쾌락주의'다.
'장자'의 '외편', '잡편'은 장자의 오리지널 작품 '내편'과 달리 몇 개의 사상 조류로 분화되었는데, 대체적으로 '인간의 본성'에서 '자연'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즉 '무위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을 '인간의 본성대로 살아야 된다'는 식으로 해석했다. 인간 본성은 원래 노자가 말한 '무'(虛無)와 같은 것이므로 '유(有)', 즉 감정, 지식, 욕망 등을 버려야 한다는 설이 첫째 경향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인간 본성은 태어난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보게 되는데, 즉 지족안분(知足安分)이다. 그러므로 인위적으로 오래 살려고 양생법(養生法)을 시행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두 번째 경향은 인간 본성은 인간의 '진실한 감정', 즉 '천진난만한 정'을 발휘하는 것이 된다. 유가의 예를 지키는 것도 이러한 감정을 발휘하는 것이 된다고 본다. 물론 예악의 병행도 좋고, 또 효를 행하는 것도 이 감정을 정성스레 표현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 유가와 접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인간의 본성을 '욕망'으로 보는 것이다. 이 설을 확대한 것이 열자의 사상이다. 열자는 "인생 백년에 유년기 부터 노년기 까지, 괴로움과 걱정으로 보내는 세월을 빼고 즐길 날이 얼마나 될까? 이 세상의 즐거움은 좋은 옷, 여색과 가무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도덕이나 법률에 얽매어 이 즐거움을 얻지 못한다면 감옥의 죄수와 무엇이 다를까?"라고 말한다. 한편 열자는 또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것도 실은 그 심연에 '숙명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숙명론을 설파하여, 신비주의의 일면을 보이기도 한다. 장자 사상이 달마의 불교와 만나 '선불교'로 태어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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