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팩스

두 차례 반출 일정 보내와…정부 "남남 갈등 유도 거짓"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두 차례 팩스를 보내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밝혔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북한이 거짓 정보로 남남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하자 입주기업들은 양측 모두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명의의 A4용지 2장짜리 문서를 팩스로 7, 8개 남측 입주기업에 보냈다. 이날 북한은 '지난 3일 개성공단 완전 철수 당시 남측에 완제품'원자재 반출 허용 의사를 밝히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했는데 남측이 외면했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이달 1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7, 8곳에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대답'이라는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한 제목의 4장짜리 문서를 팩스로 처음 보낸 바 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이 구체적인 협의 및 출입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서해군사채널과 판문점채널이 북한의 의해 차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통보했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북한이 두 차례나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자 입주기업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 입주기업 임원은 "북한의 말을 무조건 믿을 수도 없고 정부의 반응도 여전히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며 "진실공방을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당장 북측과 우리 관리위원회가 논의했던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한재권)는 이달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에서 기업인들의 방북과 물자 반출 허용 의사를 밝혔는데 왜 정부는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냐"며 "북측과의 논의된 사항을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이 팩스를 통해 우리 정부와 기업들과의 갈등을 유발하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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