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이스라엘 아릴로 기술책임자 집 레비

'벤처 천국' 이스라엘 비법 정부가 대기업과 연결해줘

"이스라엘은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창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전방위로 도와줄 수 있는 풍토가 깔려 있죠."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인 아릴로(Arilou)의 기술책임자(CTO) 집 레비(Ziv Levi) 씨는 자국의 창업 생태계에 대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레비 씨는 20일 대구 노보텔에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과 주한이스라엘 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이스라엘 자동차산업 협력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사이버공격으로부터 차량 등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들고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

레비 씨의 회사는 2010년 설립해 직원이 6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지만 자긍심은 상당했다. 이스라엘은 이른바 '창업 벤처의 천국'으로 불린다. 인구 800명당 1명이 창업을 하고 국민 1인당 첨단기술 창업 세계 1위를 달리며 세계 벤처캐피털의 35%가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기술 강대국인 이스라엘은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레비 씨는 자국의 창업 열기에 대해 이스라엘인 특유의 기질 영향이 크다고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유롭고 다른 이로부터 통제받는 것을 무척 싫어해요. 대기업에서 하나의 소모품으로 통제받기보다 회사를 직접 설립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많죠."

창업에 대한 지원 체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신생 벤처 기업인을 대상으로 별다른 대가를 바라지 않고 멘토가 되어주고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과 신생기업 간의 만남의 기회도 많이 만들어준다고 한다. 레비 씨는 "벤처기업이 가장 어려운 것이 네트워크인데 이를 정부에서 잘 연결해 줌으로써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레비 씨는 탈피오트(Talpiot) 출신이다.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최고 중의 최고'를 의미하는 말로 이스라엘의 독특한 엘리트 육성 군복무프로그램이다. 군 복무 기간에 첨단기술을 배워 제대 후 대부분 유망 벤처기업가로 변신한다. 레비 씨는 "탈피오트를 통해 세상에 없는 기술들을 배웠고 창업하는 데도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기술강국인 만큼 사회적으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이익보다 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인식이 보편화 돼 있다는 것. 레비 씨는 "대학교에 지원할 때 대부분 공대를 전공으로 많이 선택한다"며 "재미도 있고 공대 분야에 그만큼 일자리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가 성공할 확률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이익보다 기술 개발을 통해 재미를 느껴야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레비 씨는 "얼마든지 좋은 아이디어와 동기가 있다면 기업과 정부가 도와주기 때문에 기술 창업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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