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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시, 아카이브 구축 작업 서둘러야

대구 중구청이 북성로에 공구박물관을 개소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곡물업을 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목조 건물이다. 이 일대는 현재도 공구상이 많지만, 1930년대에도 북성로 공구골목으로 불렸다. 이번 작업은 중구청이 '대구 도심 건축자산의 건축물관리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시작했다. 대구 읍성 일대를 조사한 결과, 이 일대에만도 보존 가치가 있는 근대 건축물이 200여 개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구박물관은 현재의 특성을 과거와 연결해 살린 좋은 예인 셈이다.

옛것을 찾아내고, 보존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개별 구조물이나 단체 등의 역사를 기록해 보존하는 것으로 이를 모으면 한 도시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더구나 10, 20년만 지나도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급격하게 도시 지형이 바뀌는 요즘은 이러한 보존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실제로 수백 년 역사의 약령시 인근은 최근 급격하게 새 업종으로 바뀌고 일부는 건물까지 새로 짓거나 고치는 사례가 많다. 개발에 따른 변화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역사는 알 수 있도록 기록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아카이브(기록보관소)라고 부르는 이 작업은 중요성에 비해 구축 노력은 아직 많이 모자란다. 대구시는 대구예술발전소에 아카이브실을 만들고, 시립미술관과 예술정보실 등을 통해 개별 부문 아카이브를 구축 중이다. 또 구'군청과 문화원, 문화예술기관 등과 협조해 각종 자료를 기탁받거나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사업비와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 아직은 기존 자료 정리 정도의 걸음마 단계다. 대구시는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인식해 늦은 만큼 구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옛것을 보존하기 어려우면 기록만이라도 충실히 남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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