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편지] 기립성 저혈압 일화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서울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댁을 방문하기 위해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오늘은 지하철에서 경험한 한 일화를 소개할까 한다. 서울은 자주 찾았지만 학회나 아들 부부를 만나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은 흔치 않았는데 오랜만에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게 됐다. 만원이 된 지하철을 힘겹게 탄 뒤 좌석 앞에 서 있었더니 앉아있던 한 젊은 여성이 자리를 양보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 여성은 갑자기 현기증이 났던지 일어나려다가 갑자기 내 앞으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당황한 나는 얼떨결에 그 친구를 부축하게 됐고 급히 다음 정거장에 같이 내려 벤치로 안내해 주었다. 다행히 그 친구는 금세 회복이 됐는지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그 자리를 떴다.

처음엔 그 친구의 증상이 빈혈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구에 와서 주변 의사 동료에게 물어본 결과 이런 증상이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시간 서 있거나 누워 있는 경우 혹은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처럼 자세를 바꿀 때 혈액은 중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하반신에 모이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인체 내의 신경반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일정한 혈압이 유지된다.

하지만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혈관 내 압력이 낮아져 뇌나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현기증, 시력장애, 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지어 때로는 실신하기도 한다. 특히 운동량과 잠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비슷한 증상이 많다고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그 자체로는 결코 큰 위험이 있는 질병은 아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순간적으로 넘어지면서 입을 수 있는 2차적인 외상이다. 의식을 잃으면서 머리를 부딪치거나 낙상하게 되면 큰 골절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항시 조심해야 한다. 즉, 누웠다 일어날 때 몸을 천천히 움직이거나 미네랄과 비타민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고 하루 적정량의 염분과 물을 섭취하는 것과 같이 간단한 일상적인 노력으로도 많은 부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여전히 그 친구가 일어나던 중 어지러움을 느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또한 그 친구가 이 글을 읽을 확률도 거의 전무하다. 그래도 그 친구가 나와 같은 중년세대들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양보까지 하면서 겪은 일이기에 작게나마 그 친구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