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들 회사채 '돌려막기' 급증

경기불황의 여파로 기업들도 '돌려막기'를 통해 자금난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려막기는 빚을 얻어 빚을 갚는 방식으로 채무상환기일을 늦추는 행태를 말한다.

올해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10건 가운데 9건이 빚을 갚거나(차환발행)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환발행 비중은 지난해보다 높아졌으며 시설투자를 위해 발행한 채권은 전체 채권액의 8.3%(2조420억원)에 불과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 회사채 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 회사채발행총액(24조6천106억원) 가운데 29.6%인 7조2천838억원이 차환발행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59.8%인 14조7천144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차환발행 용도의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25.0%에서 30% 수준으로 높아진 반면 운영자금 비율은 지난해 67.6%보다 다소 낮아졌다. 특히 시설자금 용도는 전체 발행계획 규모의 8.3%인 2조420억원에 그쳤다.

이는 만기 도래한 회사채 자금을 갚기보다는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기간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된 금액 대부분은 AA급 이상 우량 등급회사였다. 실제로 5월 마지막 주에 5개 기업에서 총 9건(4천700억원)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AA급 이상이 전체 발행량의 80.3%를 차지했다. 반대로 BBB급 기업들의 수요예측 결과는 저조했고 연 4∼7%의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발행금액 1천억원 어치의 물량이 모두 매각되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개인은 물론 기업도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되면 경기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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