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 교육청의 '행정 업무 없는 교사제'

대구시 교육청이 교사의 50%가 행정 업무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행정 업무 없는 교사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다. 수업이나 담임을 맡지 않은 일부 교사를 제외한 전 교사의 행정 업무를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외부 기관 공문서를 자체적으로 걸러 학교에 발송하고, 불필요하게 학교와 교사에게 부담을 주는 공문서는 신고를 받아, 검토한 뒤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공백을 메우도록 학교 행정 업무를 돕는 실무원과 보직 교사를 각 학교에 추가 배치했다.

각종 행정 업무는 수업과 학생 지도보다 공문서 처리 일이 더 많다는 학교와 교사의 최대 불만 사항이었다. 실제로 시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지난해 대구 시내 441개 초'중'고에 보낸 공문은 1만 7천294건이었다. 이것도 2011년 1만 9천480건에서 11%나 줄인 것이다. 해당하는 일부 학교에만 보내거나, 교육지원청이 담당 학교에만 보내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각 학교는 매일 평균 62건의 공문서를 받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학교와 교사가 본연의 일에 전념할 수 없게 하고, 수업 소홀이나 학교 폭력 방치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한 원인이 된다.

'행정 업무 없는 교사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행정 업무 부담을 더욱 줄여야 한다. 중복되거나 전시성, 형식적 공문 등이 우선이다. 실제로 학교는 관계없는 공문이 와도, 다시 공문으로 '해당 없음'이라고 답해야 한다. 이 비효율을 교육청이 먼저 없애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 학교도 불필요한 공문서 신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교사의 업무를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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