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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동락] 북한강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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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상쾌한 라이딩…곳곳 수상레저의 유혹

향기로운 아까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5월 어느 날, 강원도 춘천으로 가는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실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보는 창밖 풍경들은 한마디로 푸름 그 자체였다. 4시간 정도를 달려서 춘천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은 후 북한강 종주길에 나섰다.

휴일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구 북한강 철교 서단과 춘천시 신매대교를 잇는 자전거도로이다. 서울특별시와 구리시, 남양주시가 조성한 한강, 남한강 자전거길과 연결된다. 춘천 부근의 구간은 구 경춘선 선로를 일부 활용해 터널구간도 예쁘게 만들어져 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말로만 듣던 '소양강처녀' 동상 앞.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예쁘게 만들어져 있고 힘들지 않아서인지 가족들끼리 라이딩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어린아이들도 땀을 뻘뻘 흘리며 해맑게 웃으면서 달리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내 마음까지 즐거웠다.

춘천댐에는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를 타는 등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강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착각마저 들었다. 더위가 싹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을 보니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역시 춘천은 '호반의 도시'였다.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라이딩하는 중간중간에 매점과 식당이 있어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커피도 마셨다. 처음 4대강을 라이딩할 때와는 많이 개선됐다.

45번 국도와 나란히 이어져 있는 북한강 자전거길 여행은 강을 끼고 달리는 길이어서 마음마저 시원하고 상쾌했다. 오후 늦게 경기도 가평군 상천리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쉬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라이딩을 시작했다. 아침 공기가 아주 상쾌했다. 힘든 줄 모르고 달렸다. 내가 달리는 길 앞뒤는 라이딩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동료를 만나니 더 즐거웠다.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가평의 어느 슈퍼 앞 탁자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행복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공기는 맑고, 향기로운 꽃향기는 기분을 즐겁게 했다. 강물은 도도하리만큼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한동안 온몸의 감각기관을 동원해 즐거움과 행복을 받아들였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천천히 달리면서 서로 친밀감을 높이고 맛난 것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길이다. 달리는 내내 자연을 감상하며 냄새를 맡는 등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온종일 달려도 힘들지 않고 지겹지가 않다. 권하고 싶은 길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레일 바이크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자전거 타기를 잠시 접고 타보고 싶었으나 타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타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아름답다. 여행하기에도 즐겁다. 그래서 행복감도 두 배다. 그만큼 좋은 길이다. 또 가고 싶다.

북한강 철교(밝은 광장)에 도착했다. 아쉬웠지만 북한강 종주를 끝냈다.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구로 오는 내내 행복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참 예쁜 길이다. 다시 달리고 싶은 그런 멋진 자전거길이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있겠지.

윤혜정(자전거타기운동본부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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