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술집 전단으로 장판 깐 한밤 도심 길

주말 동성로 로데오 골목…미관 해치고 보행도 방해

7일 오후 1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 골목 근처에 뿌려진 전단들이 동성로의 거리를 더럽히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7일 오후 1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 골목 근처에 뿌려진 전단들이 동성로의 거리를 더럽히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7일 오후 1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 앞. 길가에는 근처 나이트클럽과 유흥주점에서 뿌린 전단들이 있었다. 동성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전단들은 점점 늘기 시작해 자이유 쇼핑몰(구 갤러리존) 근처 길가에는 노란색과 빨간색 전단들이 발에 채여 굴러다녔다. 이 부근을 지나던 허모(30'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주말에 동성로에 자주 나오는데 올 때마다 나이트클럽 웨이터들이 뿌리는 전단를 보게 된다"며 "클럽이나 주점에서 이벤트를 하는 날이면 이 주변 길가에 전단이 쏟아져 나와 마치 장판을 깔아놓은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주말 밤만 되면 대구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동성로가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전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길가에 뿌려진 전단 내용의 대부분은 나이트클럽 웨이터들이 '부킹을 보장해준다'며 연락처를 적어놓은 것들이었다. 간혹 주점의 개업을 알리거나 '소주 1병 무료' 쿠폰을 붙여놓은 전단들도 많았다. 이런 종류의 전단들은 2'28기념중앙공원부터 클럽들이 모여 있는 속칭 '로데오 골목'까지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 로데오 골목 안에는 자정이 다 되도록 근처 주점의 점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행인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있었고 그 전단은 다시 로데오 골목 바닥에 버려져 골목을 더럽히고 있었다.

길거리에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전단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들은 길바닥을 더럽히고 발에 채여 보행을 방해하는 전단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모(24'여'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하이힐을 신고 길을 가다가 전단을 잘못 밟아 미끄러질뻔한 적도 있다"며 "도로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전단을 규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로데오 골목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모(55'여'대구 북구 칠성동) 씨도 "지나다니다 보면 전단을 너무 많이 뿌린다"며 "아마 중구청에서 뿌리지 못하도록 막는 것 같은데 계속 뿌리는 것을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성로에 전단이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데에는 중구청의 손발 안 맞는 전단 관리도 한몫을 한다는 지적. 중구청은 허가된 전단에 대해서만 배포를 하게 돼 있으며 허가된 전단에는 구멍을 뚫어 '중구'라는 글자를 찍어놓도록 했다. 이를 어긴 자에 대해서는 수거된 전단 1장 당 8천~2만5천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전단이 집중적으로 뿌려지는 골목 근처에 쓰레기통을 배치하지 않은 탓에 허가'무허가 전단 구분 없이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것. 중구청 관계자는 "도시 미관 상 쓰레기통을 치우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어 치웠더니 전단을 버릴 곳이 없어 길바닥에 전단이 버려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전단 처리 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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