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문화재단 업그레이드하자] <상>턱없이 부족한 적립기금

적립금 조례 개정 후폭풍…3개월째 선장없이 표류

대구문화재단이 '조례 개정' 후폭풍에 휩싸여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3개월 가까이 공석이고, 이사 및 감사는 집단 사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2009년 출범 후 4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문화계 일각에선 '이 기회에 대구문화재단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구문화재단 출범 4년, 대구문화재단의 현안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모색해본다.

대구문화재단의 적립금은 현재 217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잉여금 30억원을 보탠 금액이다. 재단 적립금은 재단 운영의 재산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구문화재단 적립금 규모는 타 문화재단과 차이가 크다.

적립기금 1천253억원인 서울문화재단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더라도 243억원의 부산, 512억원의 인천과도 차이가 난다. 현재 전국의 광역단위 문화재단들은 저마다 적립금을 증액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제는 다른 문화재단과는 달리 대구문화재단에는 적립금 목표액조차 없다는 것.

인천문화재단은 적립기금을 2020년까지 1천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적립금이 51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7년간 500억원을 조성한다는 것. '시장은 1천억원이 될 때까지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고 분명하게 조례에 못 박아두고 있다.

광주와 대전 역시 적립 기금 목표액을 500억원으로 정했다. '목표액이 조성될 때까지 매년 일정액을 시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는 것을 조례에 명문화해두고 있다.

하지만 대구문화재단은 '시장은 재단에 대해 예산의 범위 안에서 재단설립비용 및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만 밝혀, 구체적인 적립금 목표액조차 나와 있지 않다.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 보니 대구시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09년 대구문화재단이 출범한 이후 대구시는 단 한 차례도 대구문화재단 적립기금을 보태준 적이 없다.

대구문화재단 이사진은 2012년 6월 임시이사회에서 재단기금조성을 위한 조례개정을 건의한 적이 있지만 이마저도 묵살됐다. '대구시 문체국 예산의 1% 정도를 재단 적립기금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조례개정을 건의'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재단 적립기금이 충분치 않다 보니, 예산도 많지 않다.

대구문화재단 올해 예산은 136억원으로, 211억원의 부산, 180억원의 인천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2011년 출범한 광주문화재단의 올해 예산 168억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공연문화중심도시'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한 문화관계자는 "우리가 인천을 따라가려면 도대체 몇 년이나 걸릴지 모른다"면서 "대구시의 기본적인 관심이나 의지조차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은 김범일 대구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재단 적립기금 문제는 이사장인 대구시장의 의지가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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