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이 이상 가열양상을 띠면서 청약률과 청약점수가 치솟고 있다.
자본력을 가진 외지의 '떴다방'이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이들의 청약통장을 사들이고 분양하는 곳마다 많게는 수백 개의 통장을 동원하는 '청약폭탄'을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률 고공행진으로 실수요자들의 청약 당첨확률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대구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경쟁률 1순위 경쟁률이 1대 1을 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하반기로 가면서 중소형으로 확대됐다가 올 2분기에 접어들면서 대형 평형까지 1대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분양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삼호 e편한세상의 경우 최고 청약경쟁률이 38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분양에 나선 시지 한신휴플러스도 37대1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계약률은 청약 열기에 미치지 못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성구 범어동의 첫 분양 단지여서 떴다방이 난립해 실계약은 하지 않고 거품처럼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청약가점까지 높아져 지역 부동산 시장은 투기꾼들의 잔치가 되고 있다. 삼호 e편한세상의 경우 청약 최저 점수가 65점, 최고 점수는 74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수성구 다른 단지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 상당수가 60점을 넘었다. 지난해 당첨자 청약가점 최저점이 가장 높았던 단지가 54점이었고 대부분 단지가 50점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가점은 너무 높은 편이다.
가령 4인 가구 기준으로 청약가점이 60점을 넘기 위해서는 청약 통장 보유기간이 만 10년에 무주택 기간이 만 13년 지나야 한다. 만약 청약통장 보유기간이 짧아진다면 무주택 기간은 훨씬 더 길어야 한다.
실수요자들은 떴다방들이 청약 가점이 높은 통장을 수백만원에 사들여 당첨된 분양권에서 매입한 청약통장 가격 이상의 웃돈을 얹기 때문에 최소 500만원, 최대 1, 2천만원을 더 주고 분양권을 사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대구보다 1, 2년 정도 앞서 부동산 이상현상을 겪은 부산은 최근 투기세력이 철수하면서 분양권 가격은 물론 일반 아파트 가격까지 동반하락하고 있다"며 "분양 공고일 이전까지 주소 이전만 하면 청약이 가능한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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