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대구은행 유통단지지점 영업부 '서산 가마솥 국밥'

쫄깃'담백한 내장에 깔끔한 국물맛 "속이 든든"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살과 뼈, 머리, 내장, 껍데기 등 버리는 게 없다.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먹는다. 그 별난 소고기 사랑에 한몫을 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내장탕'이다.

허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한 몸보신이나 숙취 해소용 속풀이 음식으로 내장탕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어 왔다.

내장의 풍미도 느끼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내장탕은 미식가에겐 유혹이다. 대구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NC아울렛 남쪽 건너편에 있는 '서산 가마솥 국밥'은 내장탕을 맛있게 하는 음식점이다.

감탄을 절로 자아내는 내장탕 맛의 비결은 바로 재료와 육수다. 이 집은 신선한 재료를 쓴다. 이은정 사장은 "재료는 가까이 있는 도축장에서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가져와 사용한다"며 "고기와 내장의 신선도는 믿어도 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내장탕은 냄새가 많이 나 먹기가 거북한 음식이다. 이 사장은 기름기나 검은 막 부분을 꼼꼼히 떼어내고 조리한다. 가마솥에 재료를 넣고 푹 끓이면서 이 사장만의 노하우로 냄새를 잡아낸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진하게 정성껏 끓이면 돼요."

한 그릇 주문한 내장탕.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을 후 불고 수저로 쓱 휘저으니 양과 대창, 곱창 등 소 내장들이 한가득 푸짐하다. 뚝배기엔 고기가 가득 들었다. 이 사장은 "내장탕은 서민들이 먹는 음식이다. 그래서 손님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항상 푸짐하게 담아낸다"고 했다.

얼른 국물부터 한 숟가락 후루룩. 시원스런 얼큰함이 입 안 가득 확 퍼진다.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고 칼칼한 맛이 느껴진다. '냄새가 나진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내장탕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으며, 국물에서 날 법한 느끼한 맛도 나지 않는다. 진한 국물 맛이다. 거기다 그 뒷맛까지 깔끔해 더할 나위가 없다. 내장도 듬뿍 떠 한입에 쏙 넣는다. 쫄깃쫄깃 뛰어난 식감에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 나와 게눈 감추듯 수저질이 멈출 줄 모른다. 겨자소스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대구은행 유통단지지점 영업부 오은영(41'여) 계장은 "국물 맛이 풍미가 있다고 해야 하나? 구수한 맛도 난다"며 "내장탕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와 먹는데 맛있다. 냄새도 나지 않고 기름기도 없고, 텁텁하지도 않다. 사장님이 고기도 많이 넣어줘 좋다. 그래서 단골이 됐다"고 했다.

이명훈(37) 과장은 "탕 종류를 좋아해 내장탕을 즐겨 먹는데, 이 집 내장탕 국물은 느끼하지 않다. 시원하고 칼칼해 내 입에 딱 맞는 것 같다"며 "가마솥에 끓여서 그런지 오래된 맛, 깊은맛이 난다"고 했다.

김경모(36) 대리는 "아침 안 먹고 오는 날이나 야근할 때, 술 먹은 다음 날에 주로 오는데, 한 그릇 하면 속이 확 풀리고 속이 든든하다"며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아 자주 온다"고 했다. 김 대리는 진한 내장탕이 어머니가 몸보신 하라고 차려준 밥상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내장탕을 못 먹는 사람은 소고기국밥이나 우거지선지해장국, 곰탕을 먹으면 된다. 천형남(여) 씨는 "소고기국밥 그릇과 밥그릇이 모두 놋그릇이라 친근감이 간다"며 "그 따뜻함이 국밥을 더 맛있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라 좋은 재료와 정성을 쏟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내 남편, 내 아이가 먹는다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끓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맛도 맛이지만 이 사장님의 친절과 미소는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라면서 "사장님의 살인적인 미소(?) 때문에 단골이 됐다"고 웃는다. 그러면서 "이 집에서 국밥을 먹으면 어릴 적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국밥이 생각난다"며 "그때 그 맛과 똑같다"고 했다.

국밥 경력만 30년이 넘은 이 사장은 "평생의 업으로 삼은 장사인 만큼 자긍심을 갖고 손님 대접에 조금의 소홀함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장탕 7천500원, 소고기국밥 6천500원, 선지국밥 7천500원, 수육 3만5천원(대)'2만5천원(소). 내장전골 3만5천원(대)'2만5천원(소), 육국수 6천500원, 우거지선지해장국 7천원, 곰탕 7천500원.

▷규모: 입식 16석, 좌식 80여 석

▷주차공간: 음식점 옆 공터에 주차 가능

▷영업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추석'설 연휴 휴무)

▷예약: 053)384-3399, 대구 북구 산격동 277-5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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