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 이천천 내 갈대숲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이틀 전 인근 레미콘 업체에 출근하다 소식이 끊긴 권모(70) 씨였다. 경찰은 권 씨가 레미콘 업체에 가기 위해 이천천을 건너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안동지역에는 강수량 145㎜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천이 불어 고령인 권 씨가 강을 건너기 쉽지 않았다는 것. 이천천의 강폭은 5~10m이고 수심이 평소에는 발목이 잠길 정로로 얕지만 집중호우가 발생하거나 비가 계속 이어질 경우 성인 남자 가슴까지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고 유속도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 이 이천천 건너편에는 권 씨가 근무한 레미콘 업체를 포함해 7가구가 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 농가들도 권 씨가 사고를 당한 자리에서 강을 건너지만 비가 올 때는 엄두를 못 낸다.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지난해 추수를 하고 농작물을 강 건너로 옮기려고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강을 건널 수 없었다"며 "비가 많이 내리면 농사일도 미뤄야 하며 오기를 부려 강을 건널 때는 항상 가슴을 졸인다"고 말했다.
지방하천 중 상당수가 교량이 없어 농민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다리를 세울 수 있는 하천기본계획조차 수립돼 있지 않아 우려를 사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지역 34개 지방하천 중 하천기본계획 수립이 진행된 하천은 13개로 전체 하천의 38%에 그치고 있다. 다리를 지으려면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해 홍수량에 따른 유량 등을 계산한 뒤 강폭과 수심을 개선해야 한다.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하천 주변을 마음대로 개발하거나 교량 등 각종 공작물을 지을 수 없다.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전에도 안동시가 경북도에 하천점용허가를 받아 다리를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안동시는 예산 부족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홍수량 등을 계산해 강폭을 임의로 넓혀야 하고 그에 따른 주민보상 등의 절차가 필요해 시일이 오래 걸리는데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모두 시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시비로 모든 사업을 추진하는 데 부담이 있다"며 "관할 사무소를 비롯해 안동시는 하천 관리 및 안전사고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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