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남쪽에 자리 잡은 미탄사(味呑寺) 터에서 금당으로 추정되는 길이 약 37m에 이르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되고, 오른손을 뒷머리에 댄 채 탄식하는 듯한 표정을 묘사한 흙으로 만든 나한상이 출토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각림 스님)는 미탄사 터를 시굴조사한 결과 사찰의 본당인 금당(金堂)으로 추정되는 정면 8칸, 측면 4칸 규모의 대형 건물터가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금당터로 추정되는 곳에서 드러난 기둥 기초시설인 적심(積心)을 보면 정면의 경우 지름 1.5m 안팎이며, 간격은 5m(퇴칸 3.5m)인 반면 측면은 3m 간격으로 발견됐다. 조사단은 이 건물터가 두 차례 이상 다시 쌓은 것으로 추정했다.
나아가 이번 조사 구역 동남쪽 건물터에서는 하반신은 결실됐지만, 얼굴 표정이 생생한 토제 나한상(羅漢像'사진) 1점을 수습했다. 왼쪽 어깨에 가사를 걸친 이와 같은 표정의 나한상은 일본 호류지(法隆寺) 5층 목탑 1층 내부의 열반석가상 앞에서 통곡하는 제자상(사진)과 매우 유사하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미탄사는 삼국유사에 황룡사 남쪽에 위치한다고 기록됐다.
이번 조사는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시행하고 있으며, 4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미탄사지 유적 시굴조사 현장보고회를 개최한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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