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이하 대백) 경영권 이전을 위한 최대주주 지분 매각 절차가 시작됐지만, 대구 경제계의 우려와 의문은 여전하다. 대백 안팎에선 매수인 측이 표면적으로는 유통업 존속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부동산 개발 회사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백 직원들 사이에선 이에 따른 고용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영 포기'에 가까운 매각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매수인 실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는 지난 15일 대백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 등 7명이 보유한 보통주식 약 279만5천주(지분율 25.82%)를 주당 8천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세경인베스트는 서울에 기반을 둔 투자 자문·컨설팅 업체, 아람코리아는 부동산 개발·공급 업체로 각각 파악된다.
지역 유통업계는 이 같은 매수 계약에도 경영권 인수가 원활히 이뤄질지 석연치 않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그동안 대백 본점 부동산이나 대백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곳이 나타났다가 무산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아람코리아에 대해서는 중국계 자본이 유입된 법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같은 사명의 홈페이지에 "중국 자본의 한국 진출과 한국 기업·기관의 중국 자본 유치를 돕기 위해 설립됐다. 중국·한국 간 상호 자본, 사업 교류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소개된 점 등을 근거로 번진 소문으로 보인다.
해당 회사 측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대구백화점 인수와 우리는 관계가 없다. 다른 법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대백 측도 매수인이 중국계 법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관건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1차 중도금 납부다.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는 지난 15일 계약금 10억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대금을 모두 세 차례에 나눠 내기로 했다. 1차 중도금 14억원은 오는 24일 내기로 했으며, 2차 중도금 80억원은 내달 14일까지, 잔금 약 119억6천500만원은 내달 25일까지 치를 계획이다.
◆사실상 경영 포기에 따른 고용 불안↑
대백 직원들 사이에선 고용승계 보장 여부와 고용 안정성을 두고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대백 직원 수는 모두 126명이다. 대백 관계자는 "고용승계는 주식매매 계약(SPA) 시 계약서에 명시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세경 측도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고용승계는 원칙"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세경 측은 오프라인 중심인 백화점 사업을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전환해 유통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대백 내부에선 현재 직원들이 오프라인 사업에 종사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을 밟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경영 포기'에 가까운 매각 형태를 두고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동아백화점 사례와 비교해 보면 전 운영사인 화성산업은 지난 2010년 '포괄적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유통사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유통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을 인수자로 선정했고, 백화점 상호 유지와 전 직원 고용·퇴직금 통합고용승계 등을 조건으로 달아 백화점 영업을 지속하도록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아백화점 때는 화성과 이랜드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시간이 있었다"면서 "지금 대백의 경우 회사 주인, 경영자가 바뀌는 것이고 최소한 직원들에게는 사업 존속이나 처우 등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쉽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부동산 매각·개발 수순?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가 지분 매수를 마치고 경영권을 인수하면 대백 법인이 안고 있는 2천800억원 상당의 부채와 차입금도 함께 떠안게 된다. 유통업계에선 새 경영진이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 매각·개발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표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재편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세경인베스트 모체로 알려진 그룹사가 주택·건설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대백은 ▷중구 동성로 옛 대백 본점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동구 신천동 대백아웃렛 ▷동구 신서동 물류센터 등 '알짜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세경 측은 재무 개선을 위해 일부 부동산을 분리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아백화점 매각 때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후에 경기 회복 시기였고 오프라인 유통업이 건재했다. 지금은 경기가 좋지 않고, 유통업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대백이 부동산 분리 매각과 통매각을 모두 시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새 경영진이 분리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여전히 경기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이라 매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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