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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백일장] 수필-백마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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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상(대구 남구 대명9동)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한 살 위 친구가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 그는 유월이 되면 그날을 떠올리며 전적지를 찾아간다. 여남은 차례 나도 동행했다. 그가 겪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현장을 보면 마치 나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것처럼 가슴이 뛴다.

올해는 멀리 백마고지까지 갔다. 7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백마고지 역까지 가는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누가 그랬던가? 먼 길 여행에 가장 빠른 방법은 비행기도, 고속철도, 오토바이도 아니고 친구와 같이 가는 거라고. 실제로 그랬다.

친구는 출발부터 가슴이 설렌다며 미리 그곳 이야기를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백마고지는 통제선 안에 있어서 못 가고 기념관과 위령탑 등이 있는 언덕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저기가 우리 부대가 있던 곳이고, 저쪽을 보고 포를 쏘았다. 적은 저쪽에서 마구 포를 쏘았지. 모두 구덩이에 엎드려 마구 떨어지는 포탄을 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그때는 모두 민둥산이었는데 지금은 숲이 우거져 많이 다르게 보이지만 지형은 그대로여서 알겠단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노동당사가 있어 가봤다. 철원군민 모두에게 쌀 한 말씩을 거두어 매우 튼튼하게 지었단다. 그래서 많은 포탄 세례에도 쓰러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서가 붙어 있었다. 이런 한 맺힌 곳, 언제쯤이면 두루두루 거침없이 다니며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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