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한우협 수사 부실 의혹…'가짜 계산서' 왜 빠졌나

"납품 400t, 계산서엔 800t" 경찰 안밝힌채 조사 마무리

전국한우협회 안동시지부장의 시 보조금 횡령 사건(본지 3일 자 5면 보도)과 관련해 한우협회에 왕겨 등을 납품한 한 업체 대표가 경찰의 수사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납품업체 대표 A(54) 씨는 "2010년 우리 업체가 한우협회에 납품한 왕겨는 총 4천여만원(약 400t)어치인데 세금계산서는 8천820만원(882t)으로 정산해 줬다"며 "한우협회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 부분을 수사 과정에서 진술했지만 경찰은 그 부분을 빼고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안동경찰서는 이달 3일 한우협회 회원들에게 지원되는 '축분 처리용 왕겨 톱밥 보조지원사업' 보조금 2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전국한우협회 안동시지부장 B(5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2010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안동시로부터 보조금 2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협회 소속 540여 가구에 왕겨 및 톱밥 등을 대신 구매해 주면서 보조금을 부풀려 청구하는 방식으로 8차례에 걸쳐 2천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B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A씨가 진술한 '시 보조금 관련 세금계산서가 공급된 물량과 차이가 있다'는 의혹은 밝히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 안동시지부가 안동시에 제출한 2010년도 보조금 정산서에 따르면 공급계약을 맺고 납품한 업체는 총 4곳인데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업체는 1곳으로 나타났다. A씨의 업체가 전체 공급물량의 25% 정도를 납품했고, 나머지 3개 업체가 75%를 납품했다는 것.

특히 A씨의 왕겨 납품업체 공급확인서에는 모두 1억7천362만원(1천641t)이 공급됐는데 제출된 세금계산서는 절반 금액인 8천820만원(882t)에 불과해 나머지 금액이 세금계산서에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공급 물량 차이에 대해서는 A씨가 진술한 내용과 입건된 B씨의 진술이 달라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므로 수사지시가 있으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B씨는 "2010년 이전에는 보조금 관련 증빙서류에 세금계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2010년 말 시에서 세금계산서 제출을 원해 정미소(면세) 3곳을 제외하고 A씨 업체에서만 세금계산서를 끊어 제출했다"고 말했다.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