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헨델의 그늘에 가린 작곡가, 보논치니

이탈리아의 음악가 지오반니 바티스타 보논치니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린 안토니오 살리에리와 같은 인물이었다. 그의 경쟁 상대는 '음악의 어머니'로 알려진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었다. 독일 태생의 헨델이 1712년 영국 런던에 가 1719년에 왕립음악아카데미를 세운 후 이듬해 보논치니를 초청, 둘의 만남이 성사됐다.

헨델보다 15살 많은 보논치니는 1670년 오늘,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형이 작곡가였으며 그 역시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여 첼로 연주자와 작곡가로 활동했다. 빈에 정착했다가 런던으로 간 그는 헨델과 함께 왕립음악아카데미를 이끌었으나 영국의 정치적 당파 대립에 얽히면서 경쟁자가 됐다. 왕과 왕권을 옹호하는 토리당은 헨델을 후원했고 귀족과 반왕권적 성격의 휘그당은 보논치니를 지원했다.

둘의 경쟁은 오페라 '무치오 스케볼라'의 2막을 보논치니가, 3막을 헨델이 작곡한 결과 헨델의 작품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승부가 갈렸다. 보논치니는 이후 다른 작곡가의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제출했다가 망신을 당하고 12년 만인 1732년 런던을 떠났다. 보논치니는 1747년 빈에서 77세로 생을 마감했고 헨델은 보논치니가 숨진 지 12년 후 영국에서 삶을 마쳤다. 헨델 때문에 빛을 잃었지만 단순하면서도 유려한 양식의 곡들을 만들었던 작곡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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