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혜(대구 수성구 신매동)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 가려면 개울을 세 번 건너야 했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면 발이 닿지 않아 폴짝 뛰어서 건너다가 미끄러져 무릎이 깨지고 물에 빠진 적도 많았다.
초등학교 2학년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개울물은 금세 길가에까지 차올랐다.
이튿날 아침, 밤새 개울물은 쑥 내려가 있었다. 그래도 학교에 가려면 바지를 둥둥 걷어 올리고 개울을 건너야 했다. 책 보따리를 둘러메고, 고무신을 벗어 두 손에 들고, 개울을 건넜다. 그렇게 세 번을 반복하여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수업하고 있는 도중에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선생님은 개울 건너 사는 학생들을 하교시켰다. 하지만 이미 강물이 불어나서 혼자서 샛강을 건널 수 없어, 집에서 아버지들이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한마을에 사는 아버지들이 모여서 학교 앞까지 학생들을 데리러 왔다. 아저씨들은 세찬 물살을 견디며 우리를 한 사람씩 업어서 건네주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면 40년 전의 그때 생각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폐교된 운동장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학생 없는 학교 앞 다리로 자동차만 쌩쌩 달리고 있다. 왠지 마음이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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