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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일제 수탈 속 문화재 지킨 간송 전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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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수집가인 전형필(全鎣弼·1906~1962)은 1942년 경북 안동에서 고서(古書) 한 권을 사들였다. 제시된 책값은 당시 서울의 큰 기와집 한 채 값인 1천원이었으나 거금 1만1천원을 주고 샀다.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이다. 그는 이를 지키느라 노심초사했다. 우리말 말살에 광분하던 일제에 들키면 큰일이었기 때문이다. 1945년 광복 이후에야 세상에 공개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 발명품인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동기를 밝혀놓은 책은 이렇게 보존됐다. 1962년 국보 70호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당연한 대접이었다.

서울 종로에서 99칸의 저택과 10만 석(石) 재산의 대부호 아들로 1906년 오늘 태어나 유산을 일제 수탈의 대상이 된 우리 문화재 구입과 보존에 썼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으로 독립운동가인 서화(書畵) 전문가 오세창(吳世昌)과의 인연으로 민족 문화재 수집에 생을 걸었다. 가산 탕진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문화재를 모았다. 1938년엔 오세창이 지어준 이름의 '보화각'(華閣'민족문화의 정화들이 모인 집이란 뜻)이란 국내 최초 사립박물관도 세웠다. 그의 호 간송(澗松)을 딴 '간송미술관'이다. 수만 점 수장품엔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도 많았다. 정부는 1962년 대한민국문화포장, 1964년 대한민국문화훈장 국민장을 추서하고 공을 기렸다.

정인열<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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