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최종 선택은 '거리의 정치'였다.
리더십 부재 논란에 빠진 김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를 벗어나 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은 김한길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민주당의 장외투쟁 촉발 계기가 지난달 30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대표회담이 무산되면서로 보고 있다. 대표회담을 통해 NLL 정국에서 빠져나와 민생 국회, 경제살리기 국회로 가야 했지만, 여권이 협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뒤로 당내 강경파의 입에서 '촛불'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사실 NLL 정국에서 당내 구심점은 아니었다. 오히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초선의 문재인 의원을 비추고 있었다. 그 외에도 노무현정부에서 함께한 많은 친노 세력이 등장했다. 비주류의 전폭적 지지로 5월 당 대표가 된 김 대표로선 구주류와 친노의 등장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장외투쟁은 일단 당의 결집을 이뤄내며 당 장악력을 반등시킬 기회가 된다. 이 순간만큼은 당내 갈등은 멈춤 상태다. 31일 김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을 때도 "원내'외 투쟁과 협상을 당 대표가 직접 이끌겠다. 이 국면을 이끌겠다"고 했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직접 풀어보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NLL 정국, 국정원 개혁이라는 화두가 과연 장외투쟁, 촛불집회로서 적합한 주제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하지만 김 대표로선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새누리당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기대를 걸었던 국정원 정치개입 국정조사마저 새누리당의 전략에 밀려 파행되면서 취임 두 달 만에 '큰 위기'에 봉착해다. 김 대표로선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것이다.
대신 김 대표는 장외투쟁과 함께 원내에서 국정조사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 을(乙) 살리기와 민생입법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장외투쟁에 따른 비판적 여론 반등에 퇴로를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장외투쟁이 민주당이 바라는 성과를 빚어내지 못한다면 김 대표로선 리더 자격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지지 여론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이 말했던 정계 개편의 신호탄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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