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가지 모두 기준치 넘어야" 실효성 잃은 조류경보제

실측정 결과 상관관계 낮아

환경단체와 민간전문가, 야당 의원들로 꾸려진
환경단체와 민간전문가, 야당 의원들로 꾸려진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이 7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를 찾아 현장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완화된 수질예보제의 기준으로 녹조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본지 5일 자 1'3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조류경보제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조류경보제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 두 기준 항목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두 항목의 수치가 상반된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7월 낙동강에서 측정된 두 항목의 수치를 보면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4주에서 5주로 넘어가면서 전체 6개 보의 남조류 세포 수가 모두 늘었다. 상류지역인 상주보(124→420세포/㎖)와 낙단보(800→1천560세포/㎖)를 비롯해 구미보(68→4천572세포/㎖)와 칠곡보(1천405→5천656세포/㎖), 강정고령보(421→8천84세포/㎖), 달성보(1천642→1만2천888세포/㎖) 등 모두 남조류 세포 수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클로로필-a 수치는 구미보(9.8→24.5㎎/㎥)를 제외하곤 상주보(40.4→30.2㎎/㎥)와 낙단보(24.9→17.3㎎/㎥), 칠곡보(44→27.4㎎/㎥), 강정고령보(19.9→15.2㎎/㎥), 달성보(34.7→23.3㎎/㎥) 등 대부분 보에서 수치가 떨어졌다.

특히 낙단보는 7월 3~5주 남조류 세포 수가 계속 늘어났지만(204→800→1천560세포/㎖) 클로로필-a 수치는 반대로 줄었다(55.1→24.9→17.3㎎/㎥).

지난해 측정된 두 기준 항목을 보면 상관관계가 없음이 명확해진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측정된 클로로필-a 수치는 1년 중 2~4월에 50~100㎎/㎥ 정도로 가장 높게 형성된 반면 남조류 세포 수는 여름철인 6~8월에 가장 많았다. 이 기간 클로로필-a 수치는 20~40㎎/㎥에 불과했다.

즉 조류경보제는 두 기준을 동시 만족해야 발령되기 때문에 남조류가 발생하지 않는 봄과 가을, 겨울에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반면 남조류가 창궐하는 여름철에는 클로로필-a 수치가 동반 상승하지 않는다. 조류경보제의 실효성을 따지게 되는 이유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는 같이 상승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기에 정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할 수 없다"며 "경보의 기준도 동시 초과가 아니라 각각 기준을 넘었을 때 발령하거나 남조류처럼 유해성 있는 조류에 집중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조류경보제는 원래 상수원 보호 목적으로 호수 등에 적용되던 제도로 그 기준을 하천에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며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식수로 쓰는 낙동강의 특성에 맞게 기준항목 등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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