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뻥' 축구행정

광고비 비용 인정 안돼…대성에너지, FC지원 거부

대구시의 약속이 불발에 그치면서 대구FC의 대성에너지에 대한 '짝사랑'이 참으로 불쌍하게 됐다. 짝사랑 자체가 애절함을 갖게 하지만, 대구FC는 일방적으로 대성에너지에 구애를 보내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돼 속병을 앓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대구FC는 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대성에너지를 스폰서로 여기고 2011년부터 유니폼과 경기장 등에 대대적으로 대성에너지 광고를 하고 있다. 대구FC가 대성에너지에 요청한 올해 광고금액은 5억원. 대성에너지는 앞서 2011년에는 3억원, 2012년에는 5억원의 광고비용을 지불했다.

그런데 대성에너지는 최근 올해 광고비를 주지 못하겠다고 대구FC에 통보했다. 이유는 대구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성에너지에 따르면 대구시는 도시가스 요금 책정 시 대구FC의 광고료를 비용으로 인정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우리는 대구FC 창립 때 5억원을 출자한 주주로 대구FC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며 "2011, 2012년에도 대구시 요청으로 광고비를 지원했으나, 시는 이를 요금 책정 때 반영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도 똑같은 상황으로, 대구시 물가심의에서 광고비를 인정받지 못해 더는 대구FC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FC와 축구 팬들은 대성에너지, 대구시 모두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역에서 독점으로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대성에너지가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대구FC를 지원해야 하는데, 이를 대구시에서 보전받으려는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대구시는 법적으로 대구FC를 직접 지원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대성에너지를 통해 대구FC를 충분히 간접 지원할 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성에너지 주장처럼 광고비 20억원이면 인상되는 요금은 1천600원이다.

대구FC 관계자는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시민들에게 죄송하지만, 시민구단 입장에서 지역 기업체의 후원이 절실하다"며 "대성에너지를 통한 대구FC 지원은 매우 효율적인 방안인데, 시와 시의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안타깝다. 한 가구가 연간 400원만 부담하면 우리의 숨통이 트인다"고 지원을 부탁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대성에너지를 광고하는 대구FC 유니폼과 대구스타디움 관람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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