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다이어트에 하청업체 휘청

포스코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절감에 나서는 등 몸을 움츠리자(본지 7월 30일자 1면 보도), 계열 대형건설사가 휘청이고 있다. 포스코의 생존경영전략에서 불어온 찬바람이 포스코건설을 얼어붙게 했고, 이 여파가 하청업체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대형철강사들이 플랜트 등 공장설비 발주를 내지 않자 포스코 건설의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 매년 10조원 이상의 공사수주를 하는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까지 2조원의 실적을 올리는데 그쳤고 하반기 들어서도 뚜렷한 수주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포항의 건설 및 철강경기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시계제로에 놓이게 되자 포스코건설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직무교육을 통한 '구조조정'이라는 초강수까지 빼들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부터 3개월간 직무 실적이 저조하거나 정년을 앞둔 직원, 지원부서 직원 등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포항과 인천, 광양 등에서 차출된 60명으로 지난달 말 포스코건설 직무교육센터로 자리를 옮겨 연수를 받고 있다. 물론 연수 후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것이 회사 원칙이지만 자리보장은 미지수다.

포스코건설은 단순한 직무교육이라고 주장하지만 관련 업체 및 하청직원들은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전에 없던 직무교육을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것은 경영여건이 그만큼 악화됐고 이에 따른 인력재배치가 요구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포항지역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포항지역 건설수주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은 내년과 내후년 건설사의 먹을거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다"며 "포스코건설의 구조조정이 타 건설업계와 하청업체에도 불어 닥칠까 우려된다. 하지만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희생이라는 점에서 일부 공감한다. 직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하청업체도 타격을 적게 입는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직무교육에 앞서 올 상반기 성과급을 70% 이상 줄였고 원가절감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쳤다.

한편 포스코는 올 하반기 건설사와 하청업체 등의 성장을 위해 포항제철소 2고로에 대한 개수 및 연관설비 투자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규모는 모두 4천400억원 수준이며 3파이넥스 공장과 3제강공장 등 대형투자가 마무리된 시기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역건설사와 설비'납품 업체 등이 일정부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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