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박 한 통에 3만원 훌쩍 "당황하셨어요?"

말복 지나도 잘팔려 귀한몸, 초복때보다도 가격 더 올라

10kg짜리 수박이 3만원을 훌쩍 넘어서자 한 주부가 수박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10kg짜리 수박이 3만원을 훌쩍 넘어서자 한 주부가 수박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수박 한 통이 3만5천원?'

더운 날씨에 수박을 사러 한 백화점 식품관에 들른 주부 이영주(34) 씨는 가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수박 한 통의 가격이 3만5천원 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할까 싶어 들른 대형마트에서도 수박 가격은 3만원에 육박하고 있었다. 결국 이 씨는 수박 대신 가격이 싼 미국산 멜론을 구입했다. 이 씨는 "살림을 살면서 수박 가격이 3만원을 넘어가는 건 처음 봤다"며 "열대야에 가족들과 시원하게 수박을 먹으려고 했는데 결국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박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수박 소매가격은 10kg을 기준으로 3만원에 육박했다.

13일 기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박(10kg) 하나는 2만7천740원이었다. 초복이었던 7월 13일에는 2만1천600원, 중복이었던 7월 23일 1만5천307원 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이 형성된 상태다.

수박 도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것은 중부지방에 이어졌던 장마가 끝난 후부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8월 수박 출하면적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2% 확대됐고, 수박 주산지의 기상여건이 수박생육에 좋아 출하량도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장마 이전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박 소비가 장마가 끝나고 전국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박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 말복에 수박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가격이 오른 것도 원인이다.

수박 도매가격의 상승으로 대구지역 유통업계에 판매되는 수박 소비자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서는 10kg 이상의 수박 한 통을 2만원대 후반에서 3만5천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그나마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을 확보해 2만3천원에서 2만7천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 수박 수요는 여전하다. 대구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오른 8월 이후 수박 판매는 지난해보다 5~10% 가량 증가했다. 다만 가격 부담 때문에 2분의 1이나 4분의 1로 잘라 파는 수박을 찾는 손님이 예년보다 20~30% 많아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통상 말복이 지나면 수박이 막바지 철이라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대부분 백화점에서 10kg 이상 수박은 3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이른 추석 때문에 수요가 이어져 당분간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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