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김재하 단장이 대구시에 사의를 표명(본지 13일 자 2면 보도)한 데 대해 대구FC 선수단과 축구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구FC를 이끌고 있는 백종철 감독은 14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백 감독은 "시즌 중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부임한 지 석 달이 좀 지났는데, 더 좋은 성적으로 구단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며 "대구가 전북 현대나 포항 스틸러스 같은 강팀을 이겼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가 조금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백 감독은 "그러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시즌 중에 미리 준비해둔 총알을 아껴 쓰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얼마 전 사무국에 들렀다 우연히 예산 삭감 얘기를 들었는데, 매우 아쉬웠다"며 "선수단을 책임지는 감독 입장에서, 김 단장은 프로구단 운영에 매우 합리적이고 현장을 이해하는 분이었다"고 했다.
앞서 13일 김 단장이 대구시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후 대구FC 사무국에는 이를 확인하려는 전화가 빗발쳤다. 대구FC 홈페이지에는 '김 단장의 사퇴를 반대 한다'는 제목으로 그가 대구시의 사퇴 압력을 이겨내고, 대구FC를 계속 맡아줄 것을 부탁하는 글이 상당수 실렸다. 백승동 씨는 홈페이지에서 "K리그 최고의 단장으로 여기고 있는데, 힘드신 거 알겠지만 관두시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대구시에도 김 단장의 퇴진에 반대한다는 항의 전화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FC 서포터스 '그라지예'는 '김재하 단장 사의 표명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라지예는 성명서를 통해 ▷김재하 단장의 사임을 반대한다 ▷대구FC에 대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구단주로서 우리 구단에 대한 생각과 향후 비전, 그리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구단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대구FC의 주체인 시민들에게 입장을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또 그라지예는 ▷김범일 시장의 차기 시장 출마 반대 운동 ▷대구시청 앞 1인 시위 및 항의 집회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구시에 항의 운동 등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라지예 관계자는 "대구시 공무원들이 매사에 극성을 부리는 야구팬과는 달리 축구팬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다"며 "대구시가 대구FC와 축구팬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앞으로 행동으로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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