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전비리 휘말린 포스코ICT 계열사 포뉴텍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한수원, 공급자 효력 정지 처분

원자력발전소 비리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계열사가 이에 연관돼 원전 부품 공급을 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포스코ICT의 자회사인 포뉴텍이 납품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달 14일 포뉴텍에 공급자 효력정지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ICT 측은 시험성적서 위조는 포뉴텍을 인수하기 전 일어났던 일인데다 검증기관인 새한티이피가 규정에 맞지 않게 처리한 것인데 이에 대한 피해가 회사로 돌아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험성적서 위조는 삼창기업 시절 방사선감시시스템의 EQ(Equipment Qualification) 시험성적서이며, 이 시험성적서를 토대로 제품이 원전에 공급됐다.

한수원 측은 검찰 수사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혐의 사실을 확실하게 가려내기 힘들고, 제품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해 효력정지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ICT가 주장하는 인수 전'후를 따지는 책임론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포뉴텍은 포스코가 2011년 8월 원전사업 진출을 모색하며 원전 계측제어 설비를 담당하는 삼창기업을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삼창기업은 당시 ▷자본잠식(2010년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공사대금 손실 등) ▷한수원 입찰에서 담합행위로 인한 6개월간 입찰정지처분(2010년 3월) ▷포뉴텍으로 법인상호 변경 시 원전등록업체가 되기 위한 경력 필요(2, 3년)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스코는 개의치 않고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국내 원전 21기 가운데 14기의 계측제어를 맡고 있는데다 확보된 관련분야 기술력과 기존사업자라는 이점 등을 부각시키며 인수반대 목소리를 잠재웠던 것이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프로그램 제어(PLC)기술'이 삼창기업 기술과 일맥상통해 포스코ICT가 인수하기에 이르렀고, 원전 사업도 '영업양도양수 원칙'에 의해 경력과 상관없이 삼창기업 시절과 동일하게 계속 진행했다"며"포뉴텍이 잘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창기업 시절 일어난 일을 문제 삼아 처분을 내리고, 이를 포스코 계열사와 관련짓는 것은 사안을 '침소봉대'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와 관련, 포뉴텍과 LS전선 등 6개 업체에 대해 이달 14일 공급자 등록 효력 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LS전선이 등록효력정지 후 곧 정지가 풀렸기 때문에 포뉴텍도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질 것을 기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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