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결론 못내고 또 미뤄지나

대구시 입지선정 연기 검토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이 또 꼬이고 있다. 동물원 민자사업자 유치에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는 대구시가 애초 다음 달로 예정했던 최종 입지 발표를 잠정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칫 입지 선정이 장기화할 경우 대구시 행정의 신뢰성 추락과 이에 따른 후보지역 반발이 불가피하다.

당장 대구시는 다음 달 4일 마감 예정인 동물원 이전입지 선정 연구용역(용역기관 대구경북연구원) 기간을 2, 3주 연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성구 주민대책위원회 및 의회가 이달 20일부터 동물원 이전입지 선정 용역에 대한 주민감사청구 서명운동에 돌입한 것. 주민들은 "대구시 도시계획을 통해 수성구 삼덕동 구름골로 정해진 동물원 이전지를 용역을 통해 재선정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점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한 법리 검토에 따라 용역 마감일 연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용역 추진에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이전 후보지 최종 발표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애초 대구시는 용역 마감 즉시 동물원 이전입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동물원 이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민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지 선정 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민자 사업자와 동물원 건립을 위한 500억원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법적 효력이 없는 문서로 아직까지 동물원 투자에 대한 민자 사업자의 확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부섭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입지부터 먼저 발표하고 민자 유치를 확정할지, 민자 유치부터 먼저 가닥을 잡은 뒤 최종 입지를 발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원 이전입지 선정이 장기화할 경우 대구시는 행정의 신뢰성 추락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 선정에 시간이 걸릴수록 대구시가 후보지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동물원 최종 입지 발표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민자 유치에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 동물원 이전에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기약할 수 없다. 덮어놓고 입지부터 선정하는 것 또한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정"이라며 "입지 선정 용역 마감 시점에 대구시 공식 입장을 정리해 최종 발표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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