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천 농수산물시장 이전 '산 넘어 산'

지은지 20년 시설 노후 심각…이전터 활용 문제 해결 안돼

화재가 발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A동 건물 주차장에 대구시가 임시 천막을 설치한 가운데 30일 오전 상인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상인들은
화재가 발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A동 건물 주차장에 대구시가 임시 천막을 설치한 가운데 30일 오전 상인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이 며칠 남지 않아 망연자실 그냥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가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이전부지 선정도 문제지만 이전 예산 마련과 이전 후 남은 시장 부지의 활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는 2007년에 처음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어진 지 20년이 다 된 탓에 시설도 노후화돼 새로운 유통환경에 대처하기에는 지금의 시설로는 무리가 있다는 대구시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이전 논의 당시 이전 후보지로 대구 북구 사수동 일대가 거론됐으나 예산 문제와 도시개발계획 문제 등이 겹쳐 결국 흐지부지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대구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운영 활성화를 위한 현대화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하반기에 1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에 대한 연구를 위해 발주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완료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대구농수산물시장 시설현대화 방안계획수립 연구용역' 결과, 시장활성화를 위해선 현 부지에서의 리모델링보다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전 부지로 거론된 곳은 북구 검단동,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북구 팔달동이었다. 이중 북구 검단동이 현재 축산물도매시장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북대구IC'팔공IC 등이 있어 교통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대구시는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에 따른 비용을 2천7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1천억원은 국비와 시비로 충당하고 1천700억원을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후 남은 땅을 활용해 얻은 수입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다. 하지만 이전 후 남은 땅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 대구시는 아직 계획 수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 터 활용은 대구 균형발전과 지역주민과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며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이전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련 일지

1988년 10월 대구 북구 매천동에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

1996년 청과물도매시장 확장, 관련상가 및 수산동 개장

2007년 대구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북구 사수동으로 이전 추진했으나 백지화

2012년 대구시,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 발표

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대구농수산물시장 시설현대화 방안계획수립 연구용역'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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