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호사 엄마 위해 탄력근무제 도입 어떨까요?"

출산·육아로 경력 단절 방지 대책 절실

간호사들의 육아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의 60%가 의료기관에서 일하지 않는 '유휴간호사'인 이유도 출산과 육아 문제에 부딪혀 병원을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간호사 경력 9년차인 하모(33'여) 씨가 지난해 1월 일하던 병원에 사직서를 낸 것도 육아 때문이었다. 그는 간호대를 졸업하자마자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개인 병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하 씨는 "대학병원은 수술실 간호사들도 3교대 근무를 하는데 집에서 쉬다가 응급 수술이 있으면 '콜'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교대가 근무가 힘들어 개인병원으로 이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호사 엄마는 '육아'라는 문제에 다시 부딪혔다. 그는 "내가 일했던 병원은 야간 근무는 없었지만 아이를 낳은 뒤 맡길 가족이 없어 결국 직장을 관뒀다. 더군다나 3교대를 하는 병동 간호사들은 야간에도 아이를 맘 놓고 맡길 곳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시설도 없고, 병원에서 육아휴직을 잘 받아주지 않으니 유휴간호사가 계속 느는 것"이라고 했다.

간호사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탄력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간호사 엄마들이 출퇴근 시간을 선택해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식이다.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이정란 교수는 "육아 때문에 병원을 떠나 집에서 쉬는 간호사가 늘면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이라 해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든데 저녁과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간호사들은 가정에서 엄마 역할을 동시에 해내기 힘들다. '엄마 간호사'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일정 기간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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