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작과 끝을 문화로 잇는 이스탄불 경주문화엑스포가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를 품고 있는 경상북도의 과감한 시도와 21세기적 문화 상상력이 동로마 유적지 이스탄불에 한류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를 안방으로 오게 하던 경주문화엑스포를 세계 문명의 요람인 이스탄불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꾼 대담한 발상과 어려운 가운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성공 기류의 밑거름이다.
이스탄불 경주엑스포 개막날이 거의 다가와서야 관심을 갖기 시작한 중앙정부나 수도권 언론, 그리고 의전을 문제 삼은 일부 인사들의 불평이 유감스럽기는 했지만, 이스탄불 경주엑스포는 개장 5일 만에 입장객 1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치밀하게 준비한 '21세기 신(新)실크로드' 대향연이 역사문화도시 이스탄불을 물들이고 있다.
폐막일인 22일까지 23일간 당초 목표 관람객 250만 명보다 훨씬 더 많은 입장객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탄불 경주엑스포는 동로마 유적과 투명하도록 깨끗한 하늘이 어우러져 세계 속의 일등 축제로 승화되고 있다. 서기 203년 최초로 마차 경주가 열렸던 동로마시대 경기장 히포드롬 광장(아야소피아 앞 술탄아흐멧)에서 1천 년 만에 부활한 오스만제국 술탄 친위대가 신라 선덕여왕을 호위해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까지 간 뒤, 두 나라 전통 공연을 선보이자 일대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8일 이스탄불 윌케르 아레나(1만 석 규모)에서 열릴 K-팝 페스티벌의 좌석은 꽤 비용을 치르며 입장권을 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동이 났다. 이날 K-팝 페스티벌은 KBS-2 TV 뮤직뱅크를 통해 전 세계 80개국에 방영돼 한류 붐을 더하게 된다. 한복 한글 전통공예 탁본 금관 등을 직접 입거나 쓰거나 만들어볼 수 있는 한-터 전통문화체험관과 실크로드 바자르(경북 도내 23개 시군 농특산물 시장), 비빔밥 떡볶이 라면 인삼 등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K-푸드 홍보관이 있는 술탄아흐멧 광장(블루 모스크 쪽)에는 하루 1만여 명이 다녀가고 있다. 그들이 아시아의 한쪽 끝에 자리 잡은 반만년 대한민국의 역사와 천년을 이어온 경주 문화에 녹고 있다. 관광객들의 컵라면 사랑도 대단하다. 개당 3.5터키리라(2천100원)인 컵라면이 하루에 2천 개씩 팔린다. 행사 기간 내내 팔 라면이 이틀 만에 동났다. 문화가 국력인 시대, 보스포루스 해협 갈라타교 양안에서 펼쳐지는 이스탄불 경주엑스포가 '코리아 프리미엄'의 주역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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