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개미허리 미인 황후 엘리자베트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외사촌인 바이에른 공작의 딸 헬레나와 약혼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만남의 자리에 따라나온 헬레나의 동생 엘리자베트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녀와 결혼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헬레나 역시 미인이었지만, 엘리자베트가 더 예뻤던 것이다. 1854년, 24세의 젊은 황제는 17세의 엘리자베트와 결혼했다.

'시씨'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엘리자베트 황후는 미모는 물론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큰 172㎝의 키와 50㎏의 몸무게에다 특히 유럽 왕실에서 가장 허리가 날씬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 시대의 귀족 여성들은 가는 허리에 집착했는데 엘리자베트 역시 다이어트에 광적으로 열을 올려 19~20인치의 허리를 유지했다. 그 때문에 거식증에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그녀는 보수적인 황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시어머니이자 이모인 조피 대공비와 갈등을 일으켰다. 남편이 나중에 외도해 외로움은 더 깊어졌고 시동생인 멕시코의 막시밀리안 황제가 처형되는 슬픔도 겪었다. 무엇보다 1남 3녀 중 맏딸이 요절하고 황태자인 아들이 자살한 것은 결정타였다. 그녀는 61세이던 1898년 오늘, 무정부주의자 청년의 칼에 찔려 숨짐으로써 최후도 비극적이었다. 이 모든 일을 감당해야 했던 프란츠 요제프 1세 역시 불행한 황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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