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경기장에는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활약하는 맹렬 여성들이 있다. 첫 여성 조련사, 첫 여성 조교사, 첫 여성 판정심판 등이 그들이다. '금녀의 구역'으로 여겨지던 소싸움에 여성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청도에서 최초의 여성 조련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안귀분(61) 씨는 15년 전 싸움소와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안 씨의 손길을 거쳐 간 싸움소는 10여 마리. 현재도 강창, 일창, 금창, 덕창 등 싸움소 4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안 씨는 "13년 고락을 같이하다 하늘로 떠난 보낸 안창이가 지금도 생각난다"며 "싸움소는 힘든 체력훈련을 같이하며 정성을 들이면 반드시 보답할 줄 안다"고 말했다.
첫 여성 조교사 곽현순(29) 씨는 지난 2011년 여성조교사 1호로 데뷔해 활약하고 있다. 조교사는 소 주인에게서 위탁받은 싸움소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상대 소를 제압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곽 씨는 "싸움소의 특성을 잘 살펴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싸움소와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필기시험과 실기테스트 등을 거쳐 지난 7월 1호 여성 판정심판으로 데뷔한 김지미(32)'박경옥(49) 씨도 경기장에서 엄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자리에 앉으면 바로 눈앞에서 경기가 펼쳐져 떨리기도 하지만 점차 관객과 호흡하며 소싸움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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