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화, 저리 비켜! 올핸 한국영화가 대세

내 아내의 모든 것·전우치 등 작년 스크린 달군 작품들

올해 추석, TV 영화는 외화 대신 한국영화가 점령했다. 명절마다 찾아왔던 성룡 영화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 한국영화가 대세를 과시한다. 이병헌의 1인 2역으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해 추석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부터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일약 유명인사로 떠오른 '고등학생 파파로티' 성악가 김호중의 실제 사연을 그린 가슴 따뜻한 영화 '파파로티'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배우 강동원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설정으로 600만 관객을 그러모으며 큰 성공을 거둔 영화 '전우치', 이 영화를 통해 연기 변신을 한 임수정과 '더티 섹시'라는 별명을 얻은 류승룡의 연기가 일품인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이 방영된다.

◆내 아내의 모든 것(MBC 18일 0시 40분/ 임수정'이선균)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 완벽한 요리 실력, 때론 섹시하기까지. 남들이 보기엔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여자 '정인'(임수정). 하지만 입만 열면 쏟아내는 불평과 독설로 인해 남편 '두현'(이선균)에겐 결혼생활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다. 매일 수백 번씩 이혼을 결심하지만 아내가 무서워 이혼의 '이' 자도 꺼내지 못하는 소심한 남편 두현은 그런 아내와 헤어지기 위해 그녀가 먼저 자신을 떠나도록 하는 방법을 택한다. 아내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 하며 소심한 반항을 해보지만 눈도 까딱 않는 정인. 이로 인해 두현은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어떤 여자든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는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를 만나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두현은 이제 은퇴를 선언하고 은둔의 삶을 선택한 그를 만나 카사노바 일생의 화룡점정을 위한 마지막 여자로 정인을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파파로티(TBC 20일 오전 10시 40분/ 한석규'이제훈)

한때 잘나가던 성악가였지만 지금은 촌구석 예고의 음악 선생인 상진(한석규) 앞에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미션이 떨어진다. 천부적 노래 실력을 지녔으나, 일찍이 주먹 세계에 입문한 건달 장호(이제훈)를 가르쳐 콩쿠르에서 입상하라는 것. 전학 첫날 검은 승용차에 어깨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것도 모자라, 수업 중에도 '큰형님'의 전화는 챙겨 받는 무늬만 학생인 장호가 못마땅한 상진은 장호의 노래를 들어볼 필요도 없이 가르치길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이런 상진의 태도에 발끈한 장호는 "성악가가 되고픈 꿈만은 잊은 적 없다"며 험난하고 까칠한 상진과의 관계를 이어 나간다.

◆전우치(EBS 20일 오후 11시 40분/ 강동원'임수정)

500년 전 조선시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럽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백윤식)와 화담(김윤석)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하고 '만파식적'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각각 맡긴다. 한편, 천관대사의 망나니 제자 전우치(강동원)가 둔갑술로 임금을 속여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자, 신선들은 화담과 함께 천관대사를 찾아간다. 그러나 천관대사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피리 반쪽이 사라지고, 범인으로 몰린 전우치는 자신의 개 초랭이(유해진)와 함께 그림족자에 봉인된다.

시간이 흘러 요괴 잡는 도사도 전설이 된 2009년 서울. 과거 봉인된 요괴들이 하나 둘 다시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히자 이제는 신부, 중, 점쟁이로 제각각 은둔생활을 즐기던 신선들은 그림족자를 찾아 전우치와 초랭이를 불러내 요괴들을 잡아 오면 봉인에서 완전히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세상구경에, 한 술 더 떠 서인경(임수정)을 만나 사랑 놀음까지 시작하는 전우치 때문에 골치를 앓는 신선들 앞에 때마침 소식 두절이던 화담이 나타나지만, 화담은 만파식적의 행방을 두고 전우치와 대적하게 된다.

◆광해, 왕이 된 남자(KBS2 TV 21일 오후 10시 25분/ 이병헌'류승룡)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하고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하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천민 하선. 하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도 당황하기 시작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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