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FX 사업 진정한 차세대 전투기 선정해야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FX) 선정 작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정부는 어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단독 후보로 추천된 F-15SE 선정안을 부결시켰다. 방추위원들 대다수가 차세대 전투기로 F-15SE를 선정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방추위의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것이다. F-15SE가 단독 후보로 선정된 것은 성능이 아닌 예산에 초점을 맞춘 결과였다. F-15SE는 1970년대 개발된 구형 전투기(F-15)가 기본 모델이다. 스텔스 기능을 추가했다지만 동체 전면에 스텔스 도료를 입힌 정도다. 그나마 FX 사업 입찰을 위해 설계도상에서만 이뤄진 약점을 극복하기 어렵다. 애초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 적용시킬 수 있는 기종도 아니었다.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및 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20을 개발,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T-50을 개발, 2016년부터 실전에 배치할 예정이다. 우리 공군이 개발된 지 40년이 지난 노후 전투기를 개량한 기종으로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산이 더 들어도 FX 사업은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 전력화 시기가 1, 2년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 사업의 본질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압도할 공군력을 갖추고 주변국과의 전력 균형도 맞추는 의미가 있다. FX 사업은 앞으로 30년 이상 우리 영공을 책임져야 한다.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목적에 충실하게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