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드사의 두 얼굴… 일반카드 부가혜택 축소, VVIP 서비스 출혈 경쟁

경영난을 이유로 최근 일반 신용카드 이용자들의 부가혜택을 절반 이상 축소한 국내 신용카드회사들이 더 많은 부유층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전업카드사 6곳은 지난해 VVIP 카드 운영으로 23억2천2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자 마케팅 등으로 152억원이나 썼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17억5천9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카드는 VVIP 카드 고객에게 포인트와 마일리지 등을 중복으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주다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삼성카드(3억5천600만원), KB국민카드(2억100만원), 하나SK카드(1억1천300만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부유층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다가 낸 손실을 고금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 등의 방식으로 일반고객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막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VVIP 카드 분야의 적자를 다른 부문으로 메우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카드사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용카드 회사들의 이 같은 행태가 근절될지는 미지수다. 고소득층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이 많은데다 연체 부담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카드사들은 금융감독기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무료 항공권 지급처럼 대규모 적자를 낳는 혜택보다는 무료 보험가입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서비스만 줄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회사 입장에서는 이용금액이 많은 데다 연체 걱정도 없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며 "금융감독당국의 주문이 워낙 거세 혜택의 수를 조금은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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