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허리가 아파 통 잠을 못 잡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섬에서 육지까지 멀고 혼자 갈 엄두도 안 나서…." "어르신, 초음파 검진을 해보니 물혹 같은 게 잡힙니다. 꼭 병원 가서 정밀 진찰받으셔야 합니다."
마을 주민들을 진찰하던 일반내과 전문의 김수천(56) 현대병원 진료부장의 얼굴엔 염려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평생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아온 데다 평소 병원에 잘 들르지 않은 탓에 주민들의 무릎, 허리 등의 건강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대구S성형외과 전대우 원장은 "노인들이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일부 어르신들은 여태껏 어떻게 고통을 참아왔는지 놀랄 정도"라고 했다.
대구지역 4개 병의원 의료봉사진이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서 지난해 이어 2년째 합동 의료봉사를 펼치기 위해 지난달 29일 사량수협에 도착했다. 이날 의료진은 '선한 이웃 일일 종합병원'(의료지원단장 유관우 경북대 교수)을 열고 전문의 등 50여 명이 아침부터 이 섬마을을 찾은 것. S성형외과를 비롯해 미르치과병원(권태경 원장 등 전문의 4명), 현대병원(일반내과), 연세한의원(원장 박지음) 등 4곳의 의료진과 이미용 봉사팀, 의료지원팀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사량수협에는 대구에서 온 의사들이 무료 진료를 한다는 소식에 마을 주민들이 임시진료실을 마련하기도 전에 몰려들어, 의료진들은 쉴 새 없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전문의들이 환자들과의 문진을 통해 환자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며 하루종일 진료 활동을 펼쳐 돌본 환자는 무려 수백 명이나 됐다.
특히 미르치과병원은 최첨단 이동구강검진차량을 섬지역에 동원해 치과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고, S성형외과는 레이저 장비까지 가져가 점, 노인성반점, 색소성질환 등을 치료해 이날 최고 인기 진료과가 됐다.
S성형외과 서우태 원장은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워 예정된 진료시간을 넘겼다"며 "일반외과, 한방에서도 많은 환자를 진료했고, 이'미용 봉사팀도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함정흥 사량면 진촌노인회장은 "바쁜 일정 중에 짬을 내 섬마을을 직접 찾아 의료봉사활동을 해준 대구의 병'의원 의료진에게 주민을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유관우 의료지원단장는 "간단한 처방만 해도 어르신들은 기뻐하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며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심 어린 진료를 해 뿌듯하고 내년에 다시 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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