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서고금 십자가 300여 점 한자리에…

최경환 욱수본당 신부 두 번째 전시회

자신이 모은 십자가를 설명하고 있는 최경환 신부. 가톨릭신문 제공
자신이 모은 십자가를 설명하고 있는 최경환 신부. 가톨릭신문 제공

"그리스도교 신앙 핵심인 십자가는 내 삶의 전부."

최경환 대구 욱수본당 주임신부가 욱수성당 지하 전시장에서 16일부터 23일까지 세계 십자가 소품전을 연다. 2009년 범어성당 주임신부 시절에 열었던 전시회에 이어 두 번째다. 26년간 최 신부가 사제 생활을 하면서 수집한 십자가 300여 점이 전시된다. 주제는 '평화'다. 1회 전시회의 주제는 '영광'이었다. 전시되는 십자가의 숫자도 4년 전보다 100점 가까이 는 것이다. 안식년을 맞아 예루살렘을 누비면서 찾아낸 귀한 것도 있다. 또 지난 4년 전 전시회가 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관심 있는 사제들과 신자들이 더 다양한 세계 각국의 십자가를 전해온 것도 선별해서 전시 품목에 포함시켰다.

이 전시회에는 전통 로마 가톨릭 십자가 외에도 한국 천주교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러시아정교회 십자가, 희랍정교회 십자가, 예루살렘 십자가, 콥틱(Coptic) 십자가 등의 동방교회 십자가와 십자가에 말씀이 담긴 십자가, 최후의 만찬 십자가 등을 포함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십자가, 그 외 탁월한 예술적 가치를 가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십자가, 개신교 십자가, 유리공예 십자가, 소품 십자가 등 세계의 다양한 십자가들을 만날 수 있다.

최경환 신부는 "십자가는 2천 년 전 로마가 팔레스타인을 지배하던 시절 그 사회에서 가장 흉악한 범죄자를 처형한 사형도구였지만, 십자가 위에 예수님께서 높이 매달리심으로써 인간 삶을 근본적으로 뒤집어놓는 구원의 상징이며 인류 역사의 전환을 이루는 영광의 상징이 되었다"고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했다. 최 신부는 "사제로 살면서 십자가는 나에게 삶의 전부이며 신앙 고백이고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늘 내 책상 위에는 작은 십자가를 두고 살게 되었고, 외국을 나갈 때나 어디를 가더라도 작은 십자가를 소지하는 습관과 함께 십자가를 하나 둘씩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모은 십자가는 각 나라와 지역의 문화에 따른 다양한 디자인과 나름의 멋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1천여 점의 십자가를 수집한 최 신부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십자가를 소장하면서 내게 이런 취미를 허락하신 하느님의 뜻은 사제로서 나 개인의 소유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여 다양한 십자가에 담긴 의미와 그 멋을 함께 나눔에 있다고 늘 생각했다"며 "십자가는 전 세계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요 구세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의 상징인 만큼 이번 전시회를 통해 풍요로운 가톨릭교회 문화와 영성뿐만 아니라 동방교회를 포함한 교회의 역사와 다양성을 접하는 시간이 되고, 우리 삶의 십자가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드린다"고 했다. 욱수성당 053)792-2233.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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