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만의 축제가 아니라 대구경북민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축제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팔공산 승시 축제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11일 승시 축제 개막을 앞두고 기자와의 통화에서 승시 축제에 대한 남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성문 스님은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축제는 없습니다. 대구가 전국 유일의 승시 축제를 올해 4회째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큰 자랑거리이고, 향후 계승'발전시켜 나갈 좋은 유산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팔공산 승시(스님 장터)는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그 흔적이 확인되고 있다. 기타 다른 문헌들에도 승시는 스님들에 의해 주도됐고, 그 유래는 신라와 고려시대에 행해진 팔관회와 연등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연등회가 열린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궁궐과 사찰로 운집했고,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성문 스님은 "팔공산 승시 축제는 단절된 역사를 복원하고 계승'발전시키자는 큰 의미를 담고 있으며, 향후에는 국제적으로 이채로운 축제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올해에는 일본 임제종 스님들이 승시 축제를 찾는다. 이들은 팔공산 동화사에서 머무르면서 승시 축제를 흥미로운 관점에서 보고, 연구하기 위해 방문한 것. 물론 일본에도 승시 축제라는 것은 없다.
또 성문 스님은 "전남 화순에 가면 '중장터'라는 지명이 있는데, 스님을 낮춰 부르는'중'이라는 말에 장터가 붙은 것으로 이 역시 엄밀히 따지면 승시이고, 그 유래가 분명히 있다"며 "물론 구전으로 전해오는 일들은 사실로 규명되기까지 숱한 연구와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팔공산 부인사 승시는 구전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 구전에서의 중장(衆場 혹은 僧場, 中場)이 바로 승려들이 장을 보던 상설'비상설 장터다. 부인사의 경우 한 때 2천여 명의 스님들이 수행했으며, 승시가 열렸다고 전해진다. 17세기 정시한이 쓴 '산중일기'에선 '동화사 염불암의 경숙이(이름)가 큰절(동화사)에 내려가 물건을 판 뒤 절에 필요한 물품을 사가지고 돌아왔다'고 적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면서, 팔공산 승시 축제는 21세기 문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국비 3억원, 시비 2억여원, 동화사에서 1억여원 등 6억~7억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문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 "국내에서는 이채로운 축제이자 대구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라며 "불교 전통공연, 스님과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 승시가요제, 장사익 선생 초청 음악회 등 즐길거리가 풍성하니 팔공산을 많이 찾아달라"고 권장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승시의 개념과 유래=승시는 승려들이 장을 보던 상설 혹은 비상설 장터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보면 승시는 사찰과 사찰 사이, 사찰과 민간, 승려와 승려 사이, 승려와 재가자들이 어떤 시기와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재료 등을 교환하는 장소로 서로 만나고 교류하는 정보소통의 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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