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화물선 침몰…9명 사망,3명 실종

포항 영일만항 앞 바다에서 화물선이 침몰해 배에 타고 있던 선원 19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쯤 영일만항 북방파제 북동쪽방향 1km 앞 바다에서 파나마 국적 화물선 '쳉루CHENG LU(8천461t)'에 주묘(닻이 끌려 배가 휩쓰려 가는 상황)현상이 발생, 구조에 들어갔다. 이 화물선은 군산에서 출발해 포항에 짐을 부린 후 이동하려다 당시 해상에 풍랑경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상황이 나빠 피항(항구에 피신해 있는 일)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정박을 위해 내려뒀던 닻이 끌리면서 배가 기울었고 강한 파도에 밀려 결국 2시간여 후인 오후 7시 46분쯤 방파제에 선미부분이 부딪히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화물선은 16일 오전 8시 현재 배의 2/3 가량이 바다에 잠겨 있다.

이 사고로 현재 총 승선원 19명 중 선장 석림빈(46)씨를 비롯해 8명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4명은 여전히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7명 가운데 1명은 구조, 6명은 배의 중앙 돛대 부분에 올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해경은 헬기 레펠을 동원해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해상에 6~8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초속 20~40m의 강한 바람이 부는 등 중형 태풍급의 악천후가 이어지고 있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철 포항해양경찰서장은 "본청에 상황대책반을 꾸리고 대책팀을 사고현장에 급파해 최대한 사태 수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상 상황이 자연재해에 해당될 정도로 나쁘지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투입해 생존자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