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태인 역전포·박한이 쐐기포…3승3패 승부 원점

대구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사자군단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V7'이자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정조준 하고 있다. 삼성은 10월의 마지막 밤인 31일 승부를 3승3패, 원점으로 돌리며 이제 홈팬들 앞에서 쏘아 올릴 화려한 축포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한국시리즈(KS) 6차전서 역전승을 거둔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팀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역전을 이끈 한방, 위기를 지킨 불펜이 승리를 합작했다.

◆부진 털어낸 대포쇼

사활이 걸린 6차전. 삼성은 초반 찾아온 고비를 가장 원하는 모습으로 넘기며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최강 전력을 자랑한 불펜은 두산의 득점력을 무산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5차전서 활기를 찾은 방망이는 필요할 때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을 터뜨렸다. 마운드 허리의 힘과 공격 파괴력을 동시에 자랑한 삼성은 6차전서 우승 예고편을 보여줬다.

5차전서 11안타를 몰아치며 이번 KS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삼성 타자들은 6차전서도 타격감을 이어갔다. 4차전까지 타율 0.175로 부진했던 타선에 힘을 불어넣은 건 역시 한 방이었다.

삼성은 1차전 박석민이 홈런을 친 이후 홈런 가뭄에 시달렸다. 이 탓에 4경기서 7점을 뽑는 극심한 득점력을 보였다.

하지만 5차전 채태인의 선제 홈런과 최형우의 달아나는 홈런으로 방망이에 무게를 싣기시작한 삼성은 6차전서 연거푸 승리를 가져오는 홈런을 터뜨려 대구시민야구장을 들썩이게 했다.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에 눌려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한 삼성은 1대2로 뒤진 6회말 채태인이 주자를 1루에 두고 역전 2점홈런을 때려냈다. 채태인의 한 방은 3대2로 승부를 뒤집었고, 니퍼트에 치명타를 안겼다.

삼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7회말 박한이가 사실상 승부를 확정 짓는 3점짜리 홈런으로 두산을 격침했다.

5차전에 이어 6차전 역전포를 터뜨린 채태인은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위기서 돋보인 최강 불펜

선발투수 밴덴헐크의 조기강판, 그리고 승부수로 띄운 배영수 카드의 실패는 삼성 벤치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5차전서 불펜으로 나와 2이닝을 던진 채 하루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 밴덴헐크의 체력적 문제는 예상한 일이라 하더라도 배영수까지 조기에 무너질지는 몰랐던 일. 삼성은 최대한 빨리 두산에 넘겨준 분위기를 돌려야 했다.

마운드에서 울린 경고등은 삼성이 가장 자랑한 불펜진이 스위치를 내리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3회초 0대1로 뒤진 채 배영수가 만든 1사 2, 3루 위기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볼넷 후 병살유도로 큰 한숨을 몰아쉬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이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지켜낸 것이 역전승의 원동력"이라며 치켜세웠다.

비록 5회초 두산 최준석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지만, 차우찬의 역투는 타자들을 분발하게 했다.

심창민-권혁-안지만-신용운으로 바통이 넘겨진 삼성 불펜은 두산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 결국은 역전을 이끌어냈다. 조현근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가장 확실하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3세이브째를 수확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세이브도 11세이브로 늘렸다.

삼성의 최강 불펜진은 '내일이 없는 삼성'을 우승꿈을 영글게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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