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채용 시 실무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시대에 필기시험이라니…."
대구시가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직원을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시대역행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출자출연제도 개선 기본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해당 기관의 인력채용 시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18개 산하 출자'출연기관별로 채용규칙을 개정하도록 공문을 보내고 12월 말까지 결과를 통보토록 했다. 이 계획의 주요 내용 가운데 정규직 5명 이상 채용 시 필기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순히 서류와 면접 전형으로 인력을 뽑으니까 청탁과 잡음 등 채용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필기시험을 도입해 최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방침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공공기관들은 인력 채용 시 서류나 필기 전형을 통해 이른바 '스펙'이나 지식만을 평가하기보다는 다양한 면접기법을 도입하고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채용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산하 투자'출연기관이 신규직원을 채용할 때 출신학교와 가족관계는 물론이고 학점, 어학 점수 등을 없애고 직무와 관련한 직업교육 및 활동을 중심으로 기재하도록 한 표준이력서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 또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295개 공공기관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서류전형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 시 학벌이나 학점'영어성적'자격증 등 스펙을 원천 배제하겠다는 것. 또한 필기시험을 직무능력 평가로 대체해 스토리텔링과 오디션 등의 기법을 활용하고 해당 기관이 필요한 취업 지망생의 업무 능력을 각자 점검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필기시험으로 객관성은 담보할 수 있겠지만 좋은 인재를 뽑는 데 한계가 있고 필기시험을 치르는 데에 따른 부작용과 예산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이는 단순히 채용 시비에서 벗어나려는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지원자들에게 최대한 면접 기회를 많이 주고 꼼꼼하게 평가하는 한편 업무와 관련한 프레젠테이션, 오디션 등 다면적 방식의 직무능력 평가기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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