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외 아이들에게 영화나 연극, 스포츠 등 관람의 기회를 주어 세상과의 소통을 도와주고 싶어요. 영화관이나 공연장들이 조금만 참여해 주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꿈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대구에서 환경미화원, 대리기사, 장애우, 주부 등이 뭉쳐 10년 동안 소외 아이들을 위한 문화 나눔 활동을 펴 화제다. 주인공은 '행복을 나누는 마을'(단장 김광명'이하 행복마을)이다. 행복마을은 매년 영화관, 공연장 등 문화 나눔 업체를 모집해 문화적 소외 아이들에게 정기적인 관람이나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다. 행복마을은 2003년 설립해 영화, 연극, 음악, 공연 등 4개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화 나눔 동참 업체는 현재 20여 곳에 이르며 문화 수혜자는 연간 1천500~2천 명에 이르고 있다. 행복마을은 문화 나눔 업체와 협의를 거쳐 연간 문화 나눔 달력을 작성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이유로 문화 소외감을 느낀 사람들이 최소한의 문화인으로 살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나눔 달력을 시작했어요. 다른 관객들이 웃을 때 같이 웃고, 박수를 칠 때 같이 박수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말이죠."
행복마을은 김광명 단장과 양경환 총무가 주축이다. 김 단장은 대구 북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이고 양 총무는 대리기사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명함도 없고 모임 사무실도 없다. 행사가 있으면 봉사자들과 함께 봉사를 하고 헤어질 뿐이다. 행복마을 창립 멤버인 두 사람은 연말이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문화 나눔 동참 업체를 모집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문화 나눔의 커다란 후원자인 한일극장이 지난해 문을 닫아 아쉬웠어요. 한일극장은 7년 동안 문화 나눔에 동참해 해마다 문화 소외 아이 2천 명 정도를 무료로 영화관람 후원을 해주었거든요. 정말 고마웠어요."
지금도 문화 나눔 달력은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시네월드컵자동차극장(대표 이석근)은 올해부터 매달 24대의 영화 관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SOS어린이마을, 소리모시각단체,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 이지댄스학원 동성로점은 성명초교생 5명을 대상으로 댄스 무료강습을 후원하고 있다.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작년부터 이경은 교수와 함께하는 클래식여행을 개설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8회 클래식을 들려주고 있다. 이 밖에도 칠곡롯데시네마, 수성아트피아를 비롯해 하모니아아트홀'뉴컴퍼니'우전씨어터 등 지역 소극장 8곳과 엑스코, 오페라하우스 등도 관람을 후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야구관람 후원을 해주었는데 후원이 끊겨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진갑용, 안지만, 오승환 선수가 후원해줘 매년 25명씩 4차례 야구 관람을 해주고 있습니다."
행복마을은 자체 사업으로 선린복지관 방과 후 아이들 10명에게 댄스 강습 후원과 지역 빵집인 '빵을굽는남자'로부터 빵과 케이크를 후원받아 매달 한차례 복지관 아이들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김광명 단장은 "요즘 문화 소외 아동은 많지만 나눔 달력에 동참하는 후원단체 모집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며 "행복마을은 내년에 스포츠 나눔 달력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 문의 양경환 총무 010-2484-1800.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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